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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국토 65% 점령...바이든 "아프간 스스로 싸워야"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11 13:56

수정 2021.08.11 13:56

아프가니스탄 서부 파라주 주도 파라에서 10일(현지시간) 탈레반 반군이 깃발을 들고 시가지를 행진하고 있다.AP뉴시스
아프가니스탄 서부 파라주 주도 파라에서 10일(현지시간) 탈레반 반군이 깃발을 들고 시가지를 행진하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반군이 미군의 공백을 틈타 세력을 넓히면서 전체 34개주 가운데 8개주의 주도를 점령하고 비공식적으로 국토의 65%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철수를 지시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아프간 정부를 지원하겠지만 스스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탈레반 반군은 10일(현지시간) 북부 바글란주의 주도 풀 에 쿰리를 점령했다. 탈레바는 지난 6일과 7일에 각각 1곳씩 주도를 점령했으며 8일에 3곳, 9일에 2곳을 점령해 10일까지 총 8곳의 주도를 확보했다.
특히 풀 에 쿰리의 경우 수도 카불로부터 약 200km 떨어진 곳이다. 익명의 유럽연합(EU) 관계자는 현재 탈레반 반군이 아프간 영토의 약 65%를 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4개주 가운데 25개주에서 반군과 정부군의 전투가 확인됐다. 아쉬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지역 군벌들에게 정부를 위해 함께 싸우자고 촉구하는 동시에 일반 국민들에게도 이슬람 원리주의자 탈레반에 맞서 “민주 체계”를 지키자고 호소했다.

같은날 CNN은 관계자를 인용해 미 정부가 당초 아프간 정부 붕괴까지 6개월을 예상했지만 탈레반의 약진으로 상황이 긴박해졌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들은 미 국무부가 카불 대사관 필수 인력을 파악하고 있으며 가까운 시일 내에 대사관 인력을 줄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군 관계자를 인용해 카불 함락까지 90일도 남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아프간 철군에 쐐기를 박은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정부의 붕괴 위기에도 철군 계획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4월 발표에서 올해 9월 11일까지 아프간에서 미군을 철수한다고 밝혔으며 지난달에는 미군 임무가 끝났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1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프간 정부에 계속해서 공습이나 군인 급여, 장비 등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동시에 "아프간 지도자들은 한데 뭉쳐야 한다. 그들은 자신을 위해 싸우고 그들의 국가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탈레반측은 일단 국제 사회의 휴전 제의를 거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샤 메흐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무 장관은 11일 카타르 도하에서 미국, 중국, 러시아의 주도로 아프간 문제를 논의하는 회의가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프간과 이웃한 파키스탄은 탈레반이 정권을 잡은 이후 파키스탄으로 대규모 난민이 넘어올 수 있다며 경계하고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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