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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과 동반 사퇴…임기 10개월 ‘정무부지사’ 뽑아야 하나?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12 05:00

수정 2021.08.18 16:47

12일부터 구만섭 지사권한대행체제로 전환
도정 공백 최소화 차원…내년 6월까지 임기
개발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제주외항을 점검하고 있는 구만섭 제주 행정부지사. 2021.08.10 [제주도 제공]
개발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제주외항을 점검하고 있는 구만섭 제주 행정부지사. 2021.08.10 [제주도 제공]

■ 현직 도의원 추천설은 낭설

[제주=좌승훈 기자]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11일 제주지사직을 내려놨다. 이날 제주도청에서 열린 퇴임식과 함께 민선 6기(4년)와 7기(3년)의 제주도정을 마무리하면서, 고영권 정무부지사를 포함해 정무직 8명도 사임했다.

이에 따라 행정안전부 정책기획관에서 지난 6월 25일자로 부임한 구만섭 행정부지사의 어깨가 한층 무거워졌다. 제주도정은 12일부터 내년 6월 말까지 구 행정부지사가 지사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도정 공백을 막기 위해 공석이 된 정무부지사 후임 인사를 놓고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여러 가지 설이 제기되고 있다.

정무부지사는 1차 산업(농축산식품국·해양수산국) 활성화와 함께, 정무적 업무에 관한 기본 사항과 주요 현안 주민여론 수렴, 제주도의회·언론기관, 정부·국회·정당, 시민사회단체와의 소통·협조 역할을 한다.


구만섭 제주도 행정부지사(오른쪽)로부터 재직기념패 받는 고영권 제주도 정무부지사. 2021.08.10 [제주도 제공]
구만섭 제주도 행정부지사(오른쪽)로부터 재직기념패 받는 고영권 제주도 정무부지사. 2021.08.10 [제주도 제공]

■ 고영권 부지사 재임명 제기

일단 현직 도의원 추천설은 낭설로 일단락됐다. 현역 도의원이 정무부지사로 임명되기 위해서는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 현역 도의원의 정무부지사설에 대해 제주도의회 안팎에서 부정적인 목소리가 제기된 가운데, 좌남수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들은 지난 10일 간담회를 통해 후임 인사에 대해 ‘도의회가 일체의 간섭을 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좌 의장은 “도의회가 감 놔라 배 놔라 할 수 없다. 청문회를 통해 적격 또는 부적격 판단만 하면 된다”며 현역 의원 추천설을 부정했다. 대신, 도정 공백 해소를 위한 실무협의체를 구성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와 함께 원 지사와 동반 사퇴한 변호사 출신의 고영권 전 정무부지사가 다시 임명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내년 6월 말까지 잔여임기가 10개월 남짓한 정무부지사직에 새 인물을 찾기 어려운 점이 있다. 또 고 전 정무부지사는 지난해 9월 임명된 후 7개월 만에 자동 면직됐지만, 1차 산업을 중심으로 농민단체와 꾸준히 소통행보를 가져왔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재임명되더라도, 다시 제주도의회의 인사 청문회 절차를 밟아야 한다. 잔여 임기가 더 짧아질 수도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1일 퇴임식을 앞두고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왼쪽)을 찾아 감사 인사를 전했다. 2021.08.11 [제주도 제공]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1일 퇴임식을 앞두고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왼쪽)을 찾아 감사 인사를 전했다. 2021.08.11 [제주도 제공]

■ 후임 인사 ‘부적절’ 지적도

일각에선 정무부지사 후임 인사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잔여 임기가 너무 짧아 후임 인사를 하지 않는 것이 적절하며, 특히 내년 3월과 6월에 대선과 지방선거가 치러지면서 자칫 인선 과정에서 불협화음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현재 제주도에는 14개 분야에 걸쳐 지방부이사급(3급) 이상의 실·국장과 지사 직속의 소통혁신정책관 직제가 있는 만큼, 기존 조직으로도 도정 현안 관리에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렇지 않아도, 정무부지사직은 지사 측근을 배려한 '옥상옥' 또는 '위인설관(爲人說官)'이라는 비판이 계속 제기돼 왔다.

한편 제주도의회는 도정 공백 최소화를 위해 도정 견제보다는 협력과 공존 및 지원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또 제주도와 의회 관계를 정립하고, 조례에 근거한 법정협의체인 상설정책협의회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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