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최악의 산불은 시베리아..16만㎢ 태워
[파이낸셜뉴스] 올해 최악의 산불은 시베리아를 휩쓸고 갔다. 세계 최대 침엽수림 지대인 시베리아에서는 전 세계 다른 화재 피해지역을 모두 아우른 것보다 몇 배나 넓은 땅이 불길에 휩싸였다. 한반도 면적의 4분의 3 가까이를 숯덩이로 만들었을 산불이었다.
12일 외신 등에 따르면 올해 시베리아 산불 피해면적이 약 16만1356㎢ 이상으로 전해졌다. 오스트리아 국토면적(8만3879㎢)의 거의 2배 수준이다.
러시아는 시베리아에서 170건 넘는 산불을 진압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불길을 잡기 어렵거나 가옥과 기반시설을 위협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그냥 타토록 내버려 둔 산불도 적지 않다. 이런 화재가 66건으로 그 면적만 약 2만719㎢이라고 한다.
캐나다는 브리티시컬럼비아, 유콘, 매니토바, 온타리오 등지에서 발생한 산불로 약 3만3670㎢가 불탄 것으로 파악됐다. 터키는 1764㎢가 화염에 뒤덮였고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각각 1098㎢, 1044㎢를 산불로 잃었다. 모두 서울(605㎢)을 태우고도 남았다는 얘기다.
시베리아에서 솟구친 연기는 그린란드 서부와 북극권인 캐나다 누나부트에서까지 관찰됐다. 러시아 산불로 발생한 연기가 북극에 도달하기는 사상 처음이라고 알려졌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보고서에서 시베리아 극동부 야쿠티아에서 피어오른 연기가 북극까지 3000㎞ 이상 날아갔다고 전했다. 약 1000㎞인 한반도 남북 길이의 3배 거리다.
시베리아 산불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모 역시 단일 지역 화재로는 압도적이다. 한 기구는 “그린피스 연구에 따르면 7차례 이상 심어진 나무 47억 그루를 태웠다”며 “러시아 화재는 한 달 동안 스웨덴의 연간 총 배출량과 같은 이산화탄소를 내뿜었다”고 설명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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