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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메탄 가스에 달렸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12 07:40

수정 2021.08.12 07:40

[파이낸셜뉴스]
미국 텍사스주 골드스미스 인근 유전지대에서 석유채굴기가 석유를 끌어올리고 있다.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를 늦추는 가장 빠른 길은 석유·가스 생산 과정에서 빠져 나오는 메탄가스를 잡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텍사스주 골드스미스 인근 유전지대에서 석유채굴기가 석유를 끌어올리고 있다.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를 늦추는 가장 빠른 길은 석유·가스 생산 과정에서 빠져 나오는 메탄가스를 잡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AP뉴시스

이산화탄소(CO2) 배출 감축이 기후위기를 멈추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메탄가스라고 CNN이 11일(이하 현지시간) 과학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최근 공개된 유엔 기후변화 보고서에서도 이 무색무취의 메탄가스가 CO2보다도 단기적으로는 지구 온난화를 유도하는데 있어 80배 넘는 위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유엔 기후변화정부간위원회(IPCC)에 따르면 대기중 메탄가스 응축도는 최소 80만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산업화 이전에 비해 지구 온도가 기후위기 고비로 일컬어지는 1.5℃ 상승에 빠르게 접근하고 있는 가운데 과학자들은 메탄 배출 감축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IPCC 보고서 주저자인 찰스 코번은 메탄이 갖고 있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온난화 능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번은 "기후변화 압력을 일부라도 줄이는 가장 빠른 방법은 메탄을 줄이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메탄 배출을 줄이면 온난화 요인들 가운데 하나를 제거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코번은 당장 내일이라도 CO2 배출이 멈춘다해도 지구 온도는 수년동안은 하강을 시작하지 않는다면서 CO2가 대기중에 얼마나 머무는지가 관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메탄 감축은 곧바로 효과를 낸다.

코번에 따르면 메탄 감축은 앞으로 10년 안에 지구 온도를 변화시키는 가장 손쉬운 해결 방안 가운데 하나다.

자연상태에 존재하는 가스의 주종을 이루는 메탄 가스는 화산 분출, 식물 분해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그러나 인위적으로도 상당 규모가 만들어진다.

쓰레기매립장, 가축 사육, 석유·가스 채굴과 가공 과정에서도 메탄 가스가 상당량 배출된다.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에서는 가축사육 과정에서 방출되는 메탄 가스 비중이 가장 높지만 중국에서는 석탄 채굴 과정에서 나오는 메탄 가스 비중이 가장 높다.

북미 지역에서는 석유·가스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가장 많은 메탄가스가 뿜어져 나온다. 중동, 러시아 등도 마찬가지다.

스탠퍼드대 환경학 교수인 로버트 잭슨은 비록 전세계적으로는 농축산업이 메탄가스 배출 주범이기는 하지만 식량을 생산하는 이 분야에서는 감축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신 그는 석유·가스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메탄, 석탄채굴 과정에서 나오는 메탄 등을 잡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석유·가스 생산 과정에서는 유전 지대에서 채굴과정을 통해 방출되는 메탄과 함께 송유관에서 미세한 균열을 통해 새어 나오는 메탄 규모 역시 상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가장 간단하게는 송유관 틈만 잘 메워줘도 메탄 방출 규모를 큰 폭으로 줄일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세계 석유·가스 업계가 현재 활용가능한 기술만 써도 메탄 방출을 75%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IEA는 또 새어 나오는 메탄가스를 잡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방출 메탄가스의 40%를 잡는 비용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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