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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무릎 관절염, 말기엔 인공관절 불가피.. 로봇수술로 정확도 높이면 더 오래 쓸수 있어" [Weekend 헬스]

홍석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13 04:00

수정 2021.08.13 09:35

도입 1년만에 로봇수술 5000례
목동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
한번 닳은 연골은 돌이킬 수 없어
약물치료·내시경 안되면 수술해야
로봇이 계산해준 수치 보며 집도
다리 축 더 정확하게 맞추고 교정
출혈 적고 그만큼 재활도 빨라
이수찬 목동힘찬병원 대표원장이 12일 서울 목동 목동힘찬병원 회의실에서 무릎 관절 모형을 들고 무릎 퇴행성관절염과 인공 관절 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수찬 목동힘찬병원 대표원장이 12일 서울 목동 목동힘찬병원 회의실에서 무릎 관절 모형을 들고 무릎 퇴행성관절염과 인공 관절 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노화로 인해 발병하는 질환 중 하나가 무릎 퇴행성관절염이다. 무릎 퇴행성관절염은 무릎 연골과 연골판이 점차 손상돼 무릎 관절 위, 아래의 뼈끼리 맞닿아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관절염 초중기에는 주사치료나 물리치료, 운동요법, 관절내시경 등 주로 보존적 치료를 진행한다. 하지만 관절염 말기에는 인공관절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의 정확도가 관건이다. 뼈를 정확하게 깎아내고 균형을 잘 맞춰 다리의 각도를 바르게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최근에는 로봇을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로봇 인공수술은 수술의 정확성과 안정성을 높여 인공관절의 수명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무릎 인공관절 로봇 수술이 늘고 있는 가운데 힘찬병원은 올해 7월 기준 인공관절 수술 로봇 도입 약 1년만에 로봇 수술 5000례라는 유례없는 기록을 달성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수찬 목동힘찬병원 대표원장을 만나 무릎 퇴행성관절염 치료와 인공관절 로봇 수술에 대해 들어봤다.

―퇴행성관절염 치료는 어떻게 하나.

무릎 연골은 혈관과 신경이 없기에 재생이 안된다. 수술을 통해 악화되는 것을 막는 정도고 증상을 해결하는 것이지만 원상복귀할 수는 없다. 연골이 닳기전에 관리를 잘해야 한다. 관절염 초기에는 약물이나 물리치료로 가능하다. 중기로 넘어가면 관절 내시경을 한다. 간단한 시술인데,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퇴행성 관절염이 악화되면 결국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한다.

―인공관절 수술도 어떻게 변화해 왔나.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의 정확도가 관건이다. 뼈를 정확하게 깎아내고 균형을 잘 맞춰 다리의 각도를 바르게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에는 내비게이션 기술을 접목해왔다. 인공위성의 위치추적시스템(GPS) 원리를 이용해 뼈와 뼈 사이의 간격을 컴퓨터로 계산해 수술 부위 좌표를 내비게이션처럼 짚어주는 원리다.

최근에는 내비게이션의 자리를 로봇이 대신하고 있는 추세다. 실제 수술해보면 정확도면에서 내비게이션을 훨씬 능가하고 있어 조만간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보편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관절 수술을 하면 20년 가까이 인공관절이 유지된다.

―로봇 수술의 장점은.

로봇 수술은 정확도를 높여 다리 축을 더욱 바르게 맞춰줌으로써 관절의 운동기능이 좋아지고, 인공관절의 수명도 2~3년 정도 더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또 출혈을 줄여 수혈을 최소화해 수혈에 따른 합병증과 부작용을 줄여 고령환자나 만성질환자들도 안심하고 받을 수 있다. 출혈이 줄면 재활도 앞당기고 빠른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보통 일반 인공관절 수술은 다리 축을 맞추기 위해 허벅지 뼈에 30~50cm정도의 절삭 가이드를 삽입하기 때문에 이때 다량의 출혈이 발생한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로봇 센서를 통해 다리 축을 맞추기 때문에 출혈을 줄일 수 있다. 또, 집도의가 감이 아니라 정확하게 계산된 수치를 보며 다리 축을 맞추기 때문에 고관절에서 무릎을 지나 발목까지의 다리 정렬을 일자로 바르게 교정할 수 있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5000례 달성했는데.

국내에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연간 약 10~11만건이 진행된다. 2020년 수술건수로 단순 계산해보면, 국내 전체 무릎 인공관절수술의 약 4.5%를 힘찬병원에서 로봇 수술로 시행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도입 1년 만에 5000례 달성은 국내에서 아직 로봇 수술이 보편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다. 로봇 수술이라고 전적으로 로봇에게 수술을 맡기는 것이 아니다. 3D CT를 활용한 로봇 인공관절 수술도 관절뼈 표면의 굴곡, 인대와 근육 등 주변 조직의 상태를 완벽하게 반영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의사의 임상경험과 노하우가 그만큼 중요하다.

힘찬병원은 현재 무릎 인공관절 수술의 약 80~90% 이상 마코 로봇 수술로 진행하고 있다.
수술 결과가 좋다 보니 환자 만족도도 높아지면 입소문을 타고 로봇 수술을 원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현재 국내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무릎 전치환술에 주로 적용되고 있으며 추후 자기 무릎을 최대한 보존하며 부분적으로 손상된 부분만 인공관절로 바꾸는 무릎 반치환술과 고관절 치환술에도 로봇이 접목될 예정이다.
힘찬병원은 오는 9월 로봇 반치환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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