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윤지원 기자 =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6개월이 확정돼 재수감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7일 만에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이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풀려난 13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은 새벽부터 취재진과 지지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지지하기 위해 '세계 초일류 기업을 만들어달라'는 현수막을 들고 온 사람부터 유튜버들,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규탄하기 위해 찾은 이들까지 다양했다.
많은 사람이 몰린 탓에 경찰 병력도 배치됐다. 의왕시청에서 나온 공무원은 취재진과 지지자를 향해 연신 1미터 거리두리를 요청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부회장의 출소 직전 주차장 한쪽에서는 민주노총과 삼성전자 노조, 청년정의당 등 일부 단체에서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삼성노동자들에게 큰 피해를 입힌 삼성과 이재용은 처벌을 피해 특혜를 받았다"며 "이재용은 삼성의 책임자답게 떳떳하게 처벌을 받고 퇴진하라"고 외쳤다.
민주노총 등이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하는 과정에서 가석방을 지지하는 이들과 욕설과 고성이 오가기도 했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
이 부회장의 출소시간인 오전 10시가 다가오자 구치소 정문 앞에는 본격적으로 인파가 몰리기 시작했다. 취재진만 70여명이 정문을 둘러쌌고,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경찰 병력 30여명도 구치소 정문 앞에 배치됐다.
지지자와 유튜버들도 취재진 사이에 섞여 이 부회장을 기다렸다. 가석방에 반대하는 민주노총 등 10여명은 도로 한편에 가석방 규탄 현수막을 펼쳤다.
오전 10시가 조금 넘자 짙은 회색 정장에 흰색 와이셔츠를 입은 이 부회장이 구치소 안에서 홀로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는 다소 수척해 보였지만 별다른 동요 없이 취재진 앞에 섰다.
이 부회장은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걱정을 끼쳤다. 정말 죄송하다"며 "저에 대한 걱정과 비난, 우려 그리고 큰 기대를 잘 듣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기자들이 "경제활성화 대책 어떤 고민을 하셨나" "특혜라고 생각은 하지 않나" "반도체와 백신 중 어떤 것이 우선순위인가"를 물었지만 가볍게 고개만 끄덕인 뒤 준비된 차량을 타고 구치소를 빠져나갔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2017년 2월 구속된 이 부회장은 2018년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되기 전까지 353일간 수감됐다. 이후 지난 1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재수감됐다.
이 부회장은 다른 가석방자와 마찬가지로 이날부터 남은 형기까지 법무부의 보호관찰을 받게 된다. 징역 2년6개월 중 560일을 구치소에서 지낸 이 부회장은 약 11개월의 형기가 남아있다.
이날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가석방됐지만, 아직 회계부정·불법합병 혐의 관련 재판은 현재 진행 중이다. 또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도 정식 재판에 회부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번 광복절은 일요일이기 때문에 가석방은 금요일인 13일 오전 10시 전국 54개 교정시설에서 동시에 집행된다. 이번 가석방 명단에는 이 부회장 외에도 이중근 부영그릅 회장과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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