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증시 출렁이자 반대매매 급증… 빚투 경고음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16 18:14

수정 2021.08.16 18:14

업황 우려에 반도체주 급락
단타 노리고 빚낸 투자자 손실
반대매매 이틀 연속 200억대
증시 출렁이자 반대매매 급증… 빚투 경고음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로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하자 반대매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매매는 고객이 증거금을 기초로 주식을 매입한 후 빌린 돈을 약정한 만기기간 내에 변제하지 못할 경우 주식을 강제로 일괄매도 처분하는 매매를 말한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은 23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반대매매 금액은 이틀 연속 200억원을 넘어서게 됐다.

이달 들어 100억원대에서 머물던 반대매매 규모는 11일 224억으로 껑충 뛰며 200억원대에 진입했다. 이날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비중은 9.0%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5월 25일 12.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반대매매 급증은 반도체 업황 우려가 커지면서 반도체 관련주가 휘청인 여파다. 지난 4일 8만2900원이던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3일에는 7만4400원으로 떨어졌고 같은기간 SK하이닉스 주가는 12만1000원에서 10만15000원으로 16.1%나 하락했다.

이에 따라 증거금을 기초로 단타를 노렸던 투자자들은 연이은 주가 하락에 손실이 봤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단타 투자자들은 낮은 증거금으로 수익률을 극대화하려는 목적으로 미수거래를 활용한다. 그러나 투자자가 특정 주식 매수 후 3거래일째 사들인 주식에 해당하는 금액을 결제하지 못하면 증권사에서 주식을 강제로 하한가에 팔아버린다. 미수거래는 반대매매가 쏟아내며 증시 변동폭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계속되는 증시 부진에 저가 매수 기회라고 여긴 개인들의 빚 투자는 계속되고 있다. 이달 들어 2000억원선을 유지하던 위탁매매 미수금은 지난 11일 3463억원을 기록하더니 12일 4350억원까지 증가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신용거래 융자잔고도 이달 6일 24조1624억원에서 12일 24조9557억원으로 늘었다.


신용융자를 사용한 투자자들의 주식 역시 제때 갚지 못하면 강제 매도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지수가 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신용거래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금리인상, 코로나19 확산 등 주변 상황을 고려할 때 부정적인 요인도 많아 보수적인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강대석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상장 기업실적의 상향 추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반도체 업황, 코로나19 확산세 지속과 중국정부의 추가 기업규제 가능성 등의 우려들이 증시 상단을 지속적으로 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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