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줄폐쇄 위기' 코인거래소, 자금세탁방지 인력 모시기 경쟁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17 18:37

수정 2021.08.17 18:37

금융위 등록요건 충족 거래소 0곳
특금법 앞두고 AML 인력 쟁탈전
업비트, 3년 이상 팀장급 인력 보완
대형 로펌과 자문계약 맺은 곳도
금융권 경력자 이직 러시 가능성
‘줄폐쇄 위기' 코인거래소, 자금세탁방지 인력 모시기 경쟁
줄폐업 위기에 몰린 가상자산거래소들이 자금세탁방지(AML) 인력충원에 나서고 있다. 금융위원회 컨설팅 경과 조사받은 모든 거래소에 준비가 미흡하다는 판단이 나왔기 때문이다. 각 거래소마다 보완할점은 각기 달랐지만 지난 2019년 금융권에 불었던 AML인력 충원 붐이 그대로 재현될 조짐이 보인다.

■AML 전문인력 확보 안간힘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대형 가상자산거래소들이 최근 AML전문인력을 충원했거나 채용중이다. 법무법인, 회계법인과 AML 컨설팅 계약을 맺은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비트는 최근 팀장급 AML 인력을 뽑고 있다.


주요 업무는 자금세탁방지와 테러지원저지(CFT) 시스템 구축이다. 금융투자회사 혹은 가상자산거래소 자금세탁방지 관련 업무를 3년 이상 한 인력을 대상으로 꼽는다. 자금세탁방지전문가(ACAMS) 자격증 보유자 등을 우대조건으로 내걸었다.

업비트 관계자는 "현재 준범감시팀 안에 AML팀이 꾸려져 있다"면서 "필요에 따라 수시로 인력을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오비코리아의 경우 자체 AML인력과는 별도로 법무법인 린과 AML 법률자문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린의 김주은 변호사가 자금세탁방지 운영과 내부통제방안 등에 대한 자문을 단기간 해줄 예정이다. 김 변호사는 케이뱅크 준법감시인 출신으로 기술과 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로비트는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과 AML 시스템 고도화 작업 계약을 체결했다. 고위험고객환인절차와 모니터링 체계 등을 고도화하고 전사위험평가(RBA) 관리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프로비트는 대형로펌 김앤장과도 AML 자문계약을 맺은 바 있다.

■"금융권 이직 러시 올수도"

당분간 은행이나 금융투자업계의 AML 경력자들이 대거 가상자산 거래소로 이직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유예기간인 9월 24일까지 금융당국이 제시한 요건을 맞춰야하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유예기간전에 조건을 갖추고 금융위에 등록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다. 정보보호관리체계(ISMS)인증과 은행실명계좌확인서 등 2가지가 필수요건이다.

하지만 자금세탁방지(AML)가 미흡할 경우 은행이 실명계좌확인서를 발급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확인서를 내준 후 사고가 났을 경우 은행이 공동책임자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업은행 뉴욕지점의 경우 지난 2019년 미국 당국으로부터 1049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맞고 서둘러 AML 인력을 충원한 바 있다.
한 업계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컨설팅 결과 공시의무, 자산관리, IT시스템 운영 등 여러 가지 사항에서 미흡함을 지적했지만 핵심은 자금세탁방지 능력"이라며 "당분간 금융권 출신 AML 인력의 몸값이 치솟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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