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이해 못할 건 없어요. 그냥 받아들이면 되지. 옛날 이야기하는 데 에너지를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패션의 살아있는 전설에서 87만 구독자를 보유한 패션 유튜버가 된 '밀라논나' 장명숙씨(69)가 1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에세이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김영사)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국인 최초 밀라노 패션 유학생, 서울 아시안게임 개·폐회식 의상 디자이너, 이탈리아 정부 명예기사 작위 수여자인 장명숙씨는 지난 2019년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요즘 2030세대의 롤모델로 꼽히고 있다.
그는 이해하기 힘든 젊은이들의 문화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지하철에서 있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한 여중생이 머리에 헤어롤을 하고 있었던 것.
그는 "우리 어릴 적엔 그런 걸 말고 타는 건 이해가 힘들다. 솔직히 보기에 좋진 않았다"면서도 여중생의 반응이 궁금해 '이게 유행이에요?'라고 물어봤다고 한다.
"머리가 어떻게 말려있는지 보고 싶다고 했어요. 금방 풀렸는데 그게 더 멋있더라고요. 그렇게 금방 친구가 됐죠. 옛날이야기는 할 필요가 없어요."
에세이에는 이같은 장명숙의 인생 내공을 엿볼 수 있는 지혜와 조언이 빼곡하게 담겼다. '자존', '충실', '품위', '책임' 등 4개 키워드로 풀어낸 54편의 글이다.
그는 책에서 '하나뿐인 나에게 예의를 갖출 것', '24시간을 알뜰히 살아볼 것', '조금씩 비울수록 편안해지는 것', '이해하고 안아주는 사람이 되어볼 것' 등의 메시지를 평생 쌓인 경험에 녹여 전한다.
특히 남의 시선을 덜 신경 쓰고 자존에 더 정성을 들이라고 말한다.
"사회 규범을 어느 정도 따라야겠지만 누군가는 의문을 갖고 새로운 양식을 만들어낼 때 사회상이 바뀌는 거예요. 남보다는 일단 나부터 만족시켜야죠."
패션에 대한 철학도 비슷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입었을 때 정서가 안정되고 나를 구속하거나 긴장시키지 않는 옷'이라고 그는 말한다.
"아들한테도 이런 말을 해요. 태어난 인생이니 사회의 규범은 좇아가되 행동에 책임질 수 있다면 하고 싶은 대로 살라고요. 남하고 비교하지 말고 내 인생을 열심히 사는 게 성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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