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고가 수술비 노린 성형외과의 꼼수, 이대남 '비중격 만곡증'수술 급증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18 18:18

수정 2021.08.19 08:54

일부 성형외과 軍장병 타깃으로
"코수술까지 저렴하게" 유혹
건보·실보 처리땐 자비 부담 적고
진단서 끊어가면 '병가'도 받아
비중격 만곡증은 코 안쪽에 코를 좌우로 가르는 중앙부의 벽인 비중격이 활처럼 굽어서 발생한 질환이다.
비중격 만곡증은 코 안쪽에 코를 좌우로 가르는 중앙부의 벽인 비중격이 활처럼 굽어서 발생한 질환이다.
20대 남성을 중심으로 '비중격만곡증' 수술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에서는 비중격만곡증이 실손보험 손해율의 주범인 '제2의 백내장'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이처럼 비중격만곡증 수술이 증가하는 이유는 500만~700만원의 수술비를 노린 일부 성형외과들의 꼼수 고객 유치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일부 성형외과들은 이비인후과 의사를 고용해 비중격만곡증 수술과 코성형을 함께 하면 건강보험과 실손보험 적용을 받아 비용이 별로 들지 않는다는 광고를 온라인상에 내고 있다.
이들 병원의 타깃은 주로 20대 군인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0년 비중격만곡증 치료를 받은 사람은 72만7683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로 나타났다. 이들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30대 12만5895명, 20대 11만9069명, 40대 11만669명 등으로 집계됐다. 이들을 성별로 분석하면 20대의 경우 남성이 6만665명이고 여성 5만8404명이었다. 남성이 여성보다 2261명이나 많은 것. 반면 30대와 40대는 여성이 더 진료 인원이 많았다. 30대는 남성 6만1282명, 여성 6만4613명, 40대 남성 5만5249명, 여성 5만5630명 등이었다.

특히 20대 남성은 모든 연령대와 비교해 진료비가 가장 높은 것도 눈길을 끈다. 실제로 20대 남성 진료비는 163억9569만원이었다. 이어 30대 남성 116억5493만원, 40대 남성 98억584만원, 20대 여성 90억7872만원 등 순이었다.

이처럼 남성의 진료비가 가장 높은 것은 군인인 20대 남성들이 비중격만곡증 수술을 집중적으로 했기 때문이다. 군인들이 비중격만곡증을 선호하는 이유는 비용 부담 없이 코성형을 할 수 있는 데다 병가까지 받을 수 있어서란 전언이다.

서울 소재 개원의 이비인후과 의사는 "일부 성형외과와 이비인후과에서 20대 군인을 타깃으로 비중격만곡증 수술과 함께 코성형을 하면 건강보험과 실손보험으로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고 공격적으로 광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군대에서 제대한 김모씨는 "민간병원에서 비중격만곡증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서를 받으면 군의관 확인을 거쳐 병가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비중격 만곡증은 마취 종류에 따라 입원 일수가 달라진다. 국소마취로 진행하는 경우에는 당일 수술 후 3~4시간이면 퇴원이 가능하다. 하지만 수면 마취를 하는 경우는 하루, 전신마취를 한 경우에는 2일 가량 입원하게 된다.

비용은 병원마다 천차만별인데 단순한 질환으로 비중격 만곡증 수술을 한 경우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돼 100~300만원이면 된다.
여기에 코성형이나 다른 시술이 들어가게 되면 총 금액이 500만원에서 많으면 700만원까지 받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코성형과 함께 비중격 만곡증으로 수술을 한 후 입원을 하게 되면 실손보험 가입여부에 따라 비급여 부분도 보험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서울소재 대학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중격이 똑바르지 않고 조금씩 휘어져 있기 때문에 불편함이 없다면 치료를 안하는 경우가 많다"며 "코막힘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거나 코막힘 이외에 다른 다양한 증상을 유발할 경우에만 비중격 만곡증 치료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 김준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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