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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연내 테이퍼링 개시"...FOMC 의사록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19 04:18

수정 2021.08.19 07:53

[파이낸셜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지난달 15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연방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지난달 15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연방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안에 채권 매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개시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연준은 18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서 테이퍼링을 연내 시작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의사록에 따르면 FOMC 위원들 간에 정확한 테이퍼링 개시 시점을 놓고 갑론을박이 있기는 하지만 미 경제가 올해 초 예상했던 것보다 급속히 성장하고 있어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을 서서히 줄일 필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흘러가고 있다.

지난달 27~28일 연준은 FOMC에서 기존 정책을 동결하고 연내 월 1200억달러 규모의 채권 매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기 시작할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의사록은 "대부분 참석자들이 미 경제가 기대했던 것과 같은 개선 흐름을 보임에 따라 올해 자산 매입 속도를 줄이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위원들은 테이퍼링을 수개월 안에 시작해 경제가 내년에 더 개선될 경우 연준이 조기에 금리를 올릴 수 있는 발판을 다져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놨다.

반면 다른 위원들은 노동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 치유됐다는 강력한 신호가 나타나기 전까지 지켜봐야 한다면서 내년까지 기다릴 것을 주장했다.

FOMC는 당시 회의에서 공급망이 여전히 원활하지 않아 부품 공급이 한동안 여의치 않고, 서비스 부문 인력 수급에도 차질이 빚어져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일시적으로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플레이션 상황은 그렇지만 녹록치는 않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지표로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연준 예상치보다 높은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변동성 높은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6월 근원 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동월비 3.5%로 30년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한 바 있다.

연준은 지난달 FOMC 회의를 마치면서 성명을 통해 미 경제가 연준 목표치 달성에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 내부에서는 신중론이 여전히 높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8일 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고용 확대가 확인된 뒤에야 테이퍼링을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면서 "적절한 (테이퍼링) 시기를 놓고 다양한 의견들이 (연준 내부에) 있다"고 밝혔다.

연준이 연내 테이퍼링을 시작한다고 해도 채권 매입 축소 규모가 어떻게 될지 역시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도입한 대규모 채권 매입을 2014년 끝내면서 10개월에 걸쳐 완만하게 감축한 바 있다.

연준내 강경파는 그러나 이번에는 당시에 비해 좀 더 빠른 속도로 매입 감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 경제가 2% 물가상승률과 완전고용이라는 연준의 양대 목표치에 빠른 속도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공급망 차질에 따른 급격한 물가 오름세가 일시적 현상이 아닐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연준의 채권매입을 통한 시중유동성 공급이 수요를 더 자극하고 있을 가능성도 이들은 우려하고 있다.

반면 온건파는 성급한 통화정책 긴축 전환이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연준의 테이퍼링 시기와 속도는 오는 26~28일 와이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준의 하계휴양 프로그램에서 점 더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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