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옛 민주계와 호남출신 인사를 영입하며 외연확장에 매진하고 있다. 국민의힘 입당 이후 흔들리는 호남과 중도층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18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를 맞아 국립 서울현충원에 있는 DJ 묘역을 참배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 가운데 김 전 대통령 묘역을 찾은 것은 윤 전 총장이 처음이다.
윤 전 총장은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DJ 정신은 국민 화합·통합으로 나라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발전의 토대를 구축한 것"이라며 김 전 대통령 정신을 강조했다.
캠프에 옛 민주계, 호남계 인사를 대거 영입했다. 김대중 정부 청와대에서 정무비서관을 지내고 2002년 대선에서 당시 노무현 후보 공보특보를 지낸 유종필 전 관악구청장이 캠프 상임고문으로 합류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송하중 교수는 정책고문에, 김성호 전 새천년민주당 의원은 정무특보에 임명됐다. 국민통합특보에는 민영삼 전 민주평화당 최고위원과 고영신 전 KBS 이사가 임명됐다.
국민의당 당대표 비서실장, 정책위원회 부의장 등을 역임한 송기석 전 국민의당 의원은 광주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캠프에서는 윤 전 총장이 이같은 행보가 국민의힘 입당 이후 흔들리는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 전 독자행보를 이어가며 호남에서도 높은 기대를 받았지만, 입당 이후에는 지역 내 지지세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3~14일 전국 유권자 1007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의 호남지역 지지율은 9.2%(전국 30.6%)를 기록했다.
지난 7월30일 국민의힘 입당 직후 진행된 여론조사(7월 30~31일)에서 호남지역 지지율 19.7%(32.3%)를 기록했고, 지난 6~7일 조사에서는 16.3%(28.3%)로 조사됐다. 실제 여론조사에서 호남지역 내 윤 전 총장 지지율을 하락세를 이어가며 한 자릿수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호남지역의 윤 전 총장 측 인사는 "호남에서 국민의힘 옷을 입고 지지를 받는 것은 쉽지 않다. 윤 전 총장의 입당 이후 지지자 가운데 이견이 나오기도 했다"며 "민주당에 실망한 지역 민심에, 정권교체를 위한 유일한 대안은 윤 전 총장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호남지역 방문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역에서는 DJ서거 12주기를 맞아 윤 전 총장의 광주방문을 계획했지만, 당내에서 18일 정책토론회 개최여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면서 광주방문 대신 김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는 것으로 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은 정치선언 이후 호남을 방문했지만, 국민의힘 입당 이후에는 호남을 찾지 않았다.
본격적인 경선을 앞두고 호남지역 지지세 확대는 필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대장주 역할을 하고 있지만, 당심은 어떤 선택을 할지 아직 알 수 없다"며 "외연확장 가능성을 보일 경우 경선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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