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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철하면서도 따뜻한 '마력' 발산 "지금 여러분의 소원은 무엇인가요" [Weekend 문화]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20 04:00

수정 2021.08.20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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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의 그녀는 잊어라,
마녀로 변신한 배우 송지효
티빙 오리지널 '마녀식당으로 오세요' 화제
화려한 스타일에 중저음 목소리까지 '찰떡'
"처음 도전해보는 캐릭터, 제목부터 끌렸어요"
현실의 그가 바라는 소원은 "코로나 종식"
냉철하면서도 따뜻한 '마력' 발산 "지금 여러분의 소원은 무엇인가요" [Weekend 문화]
냉철하면서도 따뜻한 '마력' 발산 "지금 여러분의 소원은 무엇인가요" [Weekend 문화]

예능 '런닝맨'의 털털하고 친근한 모습은 찾아볼 길 없다.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마녀식당으로 오세요'에서 예능 속 이미지를 싹 지우고 화려한 마녀로 변신한 송지효 이야기다. 예능 출연으로 한류스타가 된 송지효가 오랜만에 배우로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동명소설 원작인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는 소원을 파는 마녀식당의 마녀 희라(송지효)가 동업자 진(남지현)과 함께 사연 가득한 손님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판타지 드라마. 송지효는 고약한 이미지의 동화 속 마녀를 패션 감각 뛰어난 현대판 '지니'이자 인생 상담사로 탈바꿈시켰다.

■"화려한 게 어울린다니 내겐 너무 큰 칭찬"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는 송지효가 얼마나 시원시원한 이목구비를 가진 '미녀 여배우'인지 새삼 확인시켜준 드라마다. 화려한 스타일과 중저음의 목소리로 완성된 마녀 '희라'는 냉철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쳤고, 차가운 듯 인간적이었다.
화상으로 만난 송지효는 난생 처음 도전한 캐릭터 강한 배역에 "도전의식을 자극했던 작품"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이 작품은 본격적인 제작이 들어가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렸는데 송지효는 묵묵히 기다렸다.

송지효는 "제목부터 끌렸다"며 "기존에 내가 해보지 않은 장르와 캐릭터라 아주 재밌겠다, 정말 잘하고 싶다, (캐릭터에) 잘 어울리고 싶다, 그 마음이 컸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서양동화 속 마녀가 현실세계에 식당을 버젓이 차려놓고 손님들을 상대로 음식을 판다는 설정이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컸다. 특히 희라는 내면뿐 아니라 외면도 마녀처럼 보여야 했다. 화려한 스타일에 도전한 이유다. 그는 "평소 화려한 스타일은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 거부해왔다"며 "이번엔 마녀처럼 보여야 해서 스태프들에게 '하고 싶은 거 다해봐라'며 전적으로 맡겼다"고 돌이켰다. "준비해온 것들이 상상 이상으로 화려해 불편했고, 소화하기 버거웠죠. 이렇게 치장하고 연기할 수 있을지 걱정됐고, 나한테 어울릴까 의심도 들었어요."

하지만 방영 후 반응이 뜨거웠다. 그는 "주위에서 화려한 모습이 잘 어울린다고 말해줬다. 내겐 정말 큰 칭찬이었다"며 웃었다. "해외 팬들이 내 생일(8월 15일)에 희라 캐릭터를 모형화한 선물을 줬는데 이 작품을 많이 본 것 같아 뿌듯했죠." 목소리 칭찬에는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며 감격해했다. "데뷔했을 때 이미지가 어두운데 목소리까지 저음이라 감독님들이 나를 캐스팅하지 않았죠. 목소리 톤과 말투를 바꾸려고 연습까지 했어요. 목소리는 늘 나의 단점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감사하다"며 고개까지 숙여 인사했다.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를 드라마로 각색한 이영숙 작가는 "외모는 말할 것도 없고 스타일, 중성적인 보이스, 연기력, 화면 장악력 등 모든 부분이 완벽했다"며 "특히 인간이었던 희라와 마녀가 되기를 결심한 희라, 현재의 희라까지 감정의 진폭이 큰데, 짧은 러닝타임 안에서 깊이있게 표현해줬다"고 말했다. "직설적인 희라의 대사들은 타인을 향한 비난이 아니라, 때때로 자기 자신을 향한 중의적이고 자조적인 표현들이 있었는데, 송지효 배우가 그런 부분까지 세세하게 디테일을 살리는 모습에 놀랐다"고 호평했다.

■"예능은 더 많은 기회 줘, 소원은 코로나 종식"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는 절망에 빠진 평범한 이웃의 간절한 소원을 들어주면서 '세상에 공짜란 없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다'는 우리네 인생사의 진리를 새삼 환기시킨다. 송지효는 이러한 드라마의 주제에 "매우 공감한다"며 "나이가 들수록 뿌린 만큼 거둔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데뷔 초기에는 내가 가진 것에 비해 그 순간순간 감정을 중요시했죠. 그러다 고생한 만큼 좋은 일이 있을 거야, (고생하는 지금이) 보람된 시간일거야, 하면서 나를 많이 타일렀어요. 내게 지난 시간들은 내가 바뀐 시간이었죠. 생각도 시각도. 내 일이 소중해졌고, 모험과 도전이 더 좋아진 시간이었죠."

예능의 영향은 특히나 무시할 수 없다. 그는 "예능으로 잃은 것은 없다"며 "오히려 얻는 게 훨씬 많다"고 말했다. "제 입으로 제가 한류스타라고 말하는 것은 민망하지만, 예능 덕분이죠. 예능을 통해 친근한 이미지를 보여줬기에 더 많은 기회를 얻었어요."

극중 절망에 빠진 사람들은 당면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다양한 소원을 빈다. 마녀가 되기 전의 희라 역시 소원을 빌었다. 연인에게 쓰라린 배신을 당한 그는 독한 소원을 비는데, 그 소원의 대가는 컸다. 덕분에 뼈아픈 성숙의 시간이 됐다.

송지효에게도 소원을 물었다. 마치 "세계평화"를 소망하는 미녀대회의 미녀들처럼 그는 "코로나 종식"을 기원했다.
하지만 진심이 느껴졌다. "소원이 아주 많은데, 지금 가장 간절한 소원은 코로나 종식이에요. 주변사람들과 함께했던 시간이 그리워요. 가족들과 외식하고 친구들과 술 한잔하는 그런 평범한 일상들. 우리 촬영 환경도 그렇고, 많은 분들이 고통 받는 시간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시즌2의 출연 가능성을 물었다.
그는 신이 난듯 말했다. "시즌2가 제작된다면 기꺼이 참여하고 싶죠. 근데 마녀식당을 진에게 물려줬는데 나를 끼워줄까요? 끼워주면 너무 감사하죠."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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