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투자 1순위는 반도체…'비메모리 초격차' 날개 달았다 [삼성 240조 어디에 쓰이나]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24 18:25

수정 2021.08.24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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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만 180조 투자
반도체 선단공정 조기개발 통해
글로벌 시장 리더십 다시 강화
왕좌 오른 메모리는 선두 굳히고
시스템반도체 2030년 1위 도전
투자 1순위는 반도체…'비메모리 초격차' 날개 달았다 [삼성 240조 어디에 쓰이나]
삼성은 향후 3년간 투자 규모를 총 240조원으로 확대하고, 이 중 180조원을 국내에 투자키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투자 규모는 지난 3년간(2018~2020년) 집행된 180조원보다 30% 늘어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삼성은 연간 80조원가량의 투자 확대를 통해 반도체·바이오·배터리 등 전략사업의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복귀를 기점으로 과감한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술·시장 리더십 강화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비전 2030 재시동 비메모리 1위 도약

삼성의 3개년 투자계획 240조원 중 가장 많은 돈이 쓰일 분야는 단연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선단공정 조기개발과 선제적 투자를 통해 이 부회장 부재로 잠시 주춤했던 반도체 리더십을 다시 강화할 계획이다.


이미 왕좌에 오른 메모리는 기술 초격차를 통한 절대우위를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주로 14나노 이하 D램, 200단 이상 낸드플래시 등에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반도체에서는 2030년까지 171조원을 투입,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이 부회장의 '비전 2030'이 재가동된다. 대만 TSMC를 추격할 무기로 평가되는 GAA(게이트 올 어라운드) 기술을 내년까지 개발 완료, 3나노 이하 제품을 조기 양산한다는 의지다. 삼성전자는 기존 모바일 중심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신규 응용처로 시스템사업을 확대하고 관련 생태계 조성을 지원할 예정이다.

삼성은 전 세계 반도체 업계가 '비상 상황'에 직면했다고 인식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으로 인텔(미국), TSMC 등이 수십조원 규모의 파운드리(위탁생산) 투자를 공식화하면서 시스템시장의 패권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도 늦었지만 이 부회장 석방을 계기로 막차에 올라탔다는 분석이다.

■메모리+시스템 한계돌파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시스템의 한계를 넘나드는 융복합화를 통해 차세대 메모리 생태계를 빠르게 선도하고 있다. PIM(Processing-in-Memory) 기술이 빅데이터 시대의 새로운 메모리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고 회사는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핫칩스(Hot Chips) 학회에서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PIM과 PIM 기술을 적용한 'AXDIMM(Acceleration DIMM)' 'LPDDR5-PIM' 기술 등 혁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AXDIMM은 PIM 기술을 칩단위에서 모듈단위로 확장한 것으로, D램 모듈에 AI엔진을 장착한 제품이다. 기존 시스템 변경 없이 적용 가능한 이 제품은 현재 글로벌 고객사들의 서버환경에서 성능은 약 2배 향상, 시스템 에너지는 40% 이상 감소한 것이 확인됐다.

모바일 분야까지 PIM을 확대 적용한 'LPDDR5-PIM' 기술은 데이터센터와 연결 없이 휴대폰 독자적으로 AI 기능을 수행한다. 실제 시뮬레이션 결과 음성인식, 번역, 챗봇 등에서 2배 이상의 성능 향상과 60% 이상의 에너지 감소가 확인됐다.


아울러 지난 2월 공개한 HBM-PIM을 실제 시스템에 탑재한 검증 결과도 학회에서 발표됐다. 회사는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개발업체인 미국 자일링스에서 이미 상용화 중인 AI 가속기 시스템에 HBM-PIM을 탑재했을 경우 기존 HBM2를 이용한 시스템 대비 성능은 약 2.5배 높아지고, 시스템 에너지는 60% 이상 감소한다고 밝혔다.


김남승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램 개발실 전무는 "HBM-PIM은 업계 최초의 AI 분야 맞춤형 메모리 솔루션으로, 이미 고객사들의 AI 가속기에 탑재돼 상업적 성공의 가능성을 보였다"며 "향후 표준화 과정을 거쳐 차세대 슈퍼컴퓨터 및 AI용 HBM3, 온-디바이스 AI용 모바일 메모리, 데이터센터용 D램 모듈로 확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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