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세계 최초 '무결점 그래핀' 제조에 성공.. 기초과학연구원(IBS)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26 00:00

수정 2021.08.25 23:59

로드니 루오프 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장
대면적으로 제작 … 대량 생산 가능성도 확인
기존 그래핀 대비 전기적 물성 약 3배 우수
26일 국제 학술지 Nature에 논문 게재
세계 최초의 무결점 그래핀 제조에 성공한 로드니 루오프 UNIST(울산과학기술원) 자연과학부 특훈교수. 루오프 교수가 이끄는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은 이번 무결점 그래핀 제조 성과 내용을 2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했다. /사진=fnDB
세계 최초의 무결점 그래핀 제조에 성공한 로드니 루오프 UNIST(울산과학기술원) 자연과학부 특훈교수. 루오프 교수가 이끄는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은 이번 무결점 그래핀 제조 성과 내용을 2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했다. /사진=fnDB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장 로드니 루오프가 접힘과 적층이 없는 완벽한 단결정 그래핀을 대면적으로 제작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성과 내용은 세계 최고 권위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IF 49.962)에 26일(한국시간) 게재됐다.

IBS에 따르면 이번 연구로 접힘과 적층 없는 대면적의 완벽한 단결정 그래핀을 활용해 소재의 위치나 방향과 무관하게 항상 같은 효율을 내는 고성능 집적회로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무결점 그래핀’을 다른 2차원 재료와 함께 적층해 사용한다면 지금까지 개발되지 않았던 놀라운 성능을 보이는 소자를 개발할 수 있어 전자, 광자, 기계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한 성능의 그래핀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들이 벌집처럼 육각형으로 나열된 2차원 물질이다. 얇고 투명하며 신축성도 뛰어나지만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고,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자의 이동성이 빠르며, 다이아몬드와 유사하게 열전도성이 높아 탁월한 물성으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부분적으로 여러 층의 그래핀이 겹쳐진 ‘적층 구역’이나 주름진 ‘접힘 부분’이 존재했고 그러한 적층이나 접힘은 그래핀의 기계적·전기적 물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었다.

[그림1] 그래핀에 접힘이 발생하는 메커니즘 - 그래핀의 접힘 부분을 전자현미경(a,b) 및 원자현미경(c)으로 촬영한 모습. 통상 그래핀은 1320K 이상의 고온에서 성장하는데, 냉각되는 과정에서 접힘이 발생한다. 연구진의 분석결과 약 1030K 이상의 온도에서 접힘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림1] 그래핀에 접힘이 발생하는 메커니즘 - 그래핀의 접힘 부분을 전자현미경(a,b) 및 원자현미경(c)으로 촬영한 모습. 통상 그래핀은 1320K 이상의 고온에서 성장하는데, 냉각되는 과정에서 접힘이 발생한다. 연구진의 분석결과 약 1030K 이상의 온도에서 접힘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림2] 무결점 그래핀 - 이번 연구에서 제조한 접힘과 적층이 없는 단결정 그래핀의 광학현미경(a) 및 전자현미경(b) 이미지. 군데군데 접힘 부분이 보였던 [그림1]의 그래핀과 달리 소재 전체에 걸쳐 균일한 ‘완벽한 원자 한 층’을 이루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2] 무결점 그래핀 - 이번 연구에서 제조한 접힘과 적층이 없는 단결정 그래핀의 광학현미경(a) 및 전자현미경(b) 이미지. 군데군데 접힘 부분이 보였던 [그림1]의 그래핀과 달리 소재 전체에 걸쳐 균일한 ‘완벽한 원자 한 층’을 이루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연구진은 2019년에 적층 없는 그래핀 제작에는 성공*했지만, 접힘 문제까지는 해결하지 못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그래핀의 성장 후 냉각 과정에서 접힘이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 접힘이 일어나는 온도를 조사했고 그 결과 ‘무결점 그래핀’ 제작에 성공했다. 절대온도
통상 그래핀은 1320K(Kelvin) 즉, 1046.85℃ 이상의 고온에서 합성한 후 실온까지 냉각하는데, 1030K(756.85℃) 이상의 온도에서 접힘이 형성됨을 발견했다.

이에 접힘이 발생하지 않도록 1030K(756.85℃) 이하의 저온에서 그래핀을 성장시켜본 결과, 냉각과정을 거쳐도 접힘 및 적층이 없는 완벽한 ‘무결점 그래핀’을 합성할 수 있었다.

무결점 그래핀의 전하 이동도*는 6~8000㎠/Vs로 실리콘에 비해 7배, 기존 그래핀에 비해 약 3배 높았다. 전하이동도가 높을수록 더 적은 전력으로도 높은 성능을 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IBS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의 다 루오 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연구위원(공동 교신저자)과 메이훼이 왕(오른쪽) 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연구원(제1저자). 이번에 IBS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이 세계 최초로 접힘과 적층이 없는 완벽한 단결정 그래핀 제조하는 데 참여했다. /사진= IBS 제공
IBS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의 다 루오 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연구위원(공동 교신저자)과 메이훼이 왕(오른쪽) 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연구원(제1저자). 이번에 IBS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이 세계 최초로 접힘과 적층이 없는 완벽한 단결정 그래핀 제조하는 데 참여했다. /사진= IBS 제공

연구진은 대량 생산의 가능성도 입증했다.

구리-니켈(Cu-Ni(111)) 호일을 기판으로 사용해, 4×7㎠ 크기의 무결점 그래핀 5장을 동시에 제조하는 데도 성공했다.

또 호일을 5번 재사용해도 중량 손실이 0.0001g에 불과해 호일을 무한정 재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IBS 로드니 루오프 단장은 “연구진은 최적의 그래핀을 합성하기 위한 기판의 개발, 그래핀의 적층과 접힘을 없애기 위한 연구 등 ‘무결점 그래핀’ 개발을 목표로 연구를 그동안 수행해왔다”며 “7년의 장기연구가 결실을 맺은 것으로, 향후 무결점 그래핀의 독특한 물성을 추가로 연구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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