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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WD, 일본 반도체 업체 키옥시아 인수협상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26 06:27

수정 2021.08.26 06:27

[파이낸셜뉴스]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일본 반도체 업체 키옥시아 인수에 나섰다. 사진은 인수전에 뛰어들었단 물러난 마이크론의 만도체. 로이터뉴스1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일본 반도체 업체 키옥시아 인수에 나섰다. 사진은 인수전에 뛰어들었단 물러난 마이크론의 만도체. 로이터뉴스1

미국 반도체 업체 웨스턴디지털(WD)이 일본 반도체 업체 키옥시아 홀딩스를 약 200억달러에 인수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월스트르티저널(WSJ)이 2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 반도체 업계에 불고 있는 인수합병(M&A) 바람이 양사간 합병 논의로도 이어졌다.

합병 합의는 이르면 다음달 중순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르면 다음달 중순 합병 합의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양사가 오랜 기간 협상을 진행해 왔다면서 최근 수주일간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WD는 자사주와 키옥시아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합병대금을 지불하게 되며 합병사 최고경영자(CEO)는 WD의 데이비드 게클러가 맡는다.

지난 3월 WSJ은 키옥시아 인수전에 WD와 함께 마이크론테크놀러지도 뛰어들었다고 보도한 바 있으나 마이크론은 키옥시아가 WD를 우선협상자로 놓고 협상에 집중함에 따라 발을 뺐다.

키옥시아는 스마트폰, 서버, 기타 전자장비에 들어가는 낸드 플래시메모리를 만드는 업체로 전세계 반도체 부족 사태로 귀한 몸이 됐다.

아직 협상이 마무리 된 것이 아니어서 키옥시아는 WD가 아닌 다른 업체와 합병 논의에 나설 수도 있고, 이전부터 진행하던 기업공개(IPO)를 계속 추진할 수도 있다.

소식통은 그러나 양사간 논의가 빨라지고 있어 이르면 다음달 중순 합의가 발표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 업계 M&A 봇물
전세계 반도체 업계는 지금 인수합병(M&A) 격랑에 휩쓸려 있다.

미국 반도체 업체 어드밴스트마이크로디바이시스(AMD)가 약 350억달러에 나스닥 상장사인 자일링스를 인수하기로 했고, 역시 미국의 엔비디아는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을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400억달러에 사들이기로 합의한 바 있다.

또 미국 아날로그디바이시스는 맥심인티그레이티드프로덕츠(MIP)를 20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반도체 안보 속 각국 M&A에 제동
그러나 업체간 M&A는 이전에 비해 순조롭지 않다.

각국이 경쟁침해를 이유로 반도체 업체간 합병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도체 기술을 외국에 빼앗길 것이란 우려도 합병에 제동을 거는 이유다.

특히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반도체 품귀난이 본격화하면서 각국의 규제는 더 까다로워졌다.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곳은 중국이다.

독점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은 2018년 미국 퀄컴이 440억달러에 네덜란드 NXP반도체를 인수하려던 계획을 물거품으로 돌렸다. 중국의 반대로 양사간 합병은 무산됐다.

중국은 미국 업체간 합병인 아날로그와 MIP간 합병도 최근에야 승인했다.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도 지금 먹구름이 드리워있다. 영국 경쟁당국이 경쟁저하가 심각히 우려된다는 보고서를 제출했고, 영국은 국가안보 등의 문제까지 함께 검토하고 있다. 올해말 합병을 완료한다는 엔비디아의 계획은 이미 늦춰졌다.

키옥시아 인수, 일 제동 걸까
WD가 키옥시아를 인수하는 것에 일본 정부가 제동을 걸 가능성도 제기된다.

키옥시아가 일본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다 코로나19 이후에는 반도체 기술 같은 핵심 기술이 해외 업체에 넘어가는 것에 모두가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WD가 키옥시아를 인수하면 미국내 반도체 생산 확대라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방침에 보탬이 되기 때문에 반대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WD은 이날 키옥시아 인수 보도 뒤 주가가 폭등했다. 7.8% 폭등해 65.50달러로 마감했다.

키옥시아는 도시바 산하의 도시바 반도체에서 이름을 바꾼 업체다.
2018년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이 애플, 델, 킹스턴테크놀러지, 시게이트와 함께 컨소시엄을 꾸려 약 180억달러에 인수했다.

인수 이듬해인 2019년 키옥시아로 이름을 바꿨다.


도시바가 아직 지분 40%를 갖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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