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총수에서 재계 맏형으로…'자산 7배' 고속성장 일궜다 [최태원 SK 경영 23년]
위기 때마다 M&A로 정면돌파
재계 5위→ 3위… 2위 바짝 추격
ESG 강화해 지속성장 토대 구축
주요그룹 이끌고 경제외교 앞장
오는 9월 1일 취임 23주년을 맞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선도 주자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 열린 SK그룹의 지식경영 플랫폼 '이천 포럼'에서도 ESG 확대를 주요 의제로 내걸었을 만큼 최 회장은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 올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재계 대표 기업인으로 전면에 나서 리더십을 발휘했다. 코로나19 시국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순방길에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대미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경제외교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재계 맏형 역할·ESG 리더십 발휘
29일 SK그룹에 따르면 내달 1일 최 회장의 취임 기념일은 큰 행사 없이 조용히 치를 예정이다. 부친인 최종현 회장이 지난 1998년 8월 26일 타계하면서 38세의 젊은 나이로 그룹 총수 자리에 오른 지 23년째를 맞는다.
최근 SK그룹은 최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전사적인 ESG 플랫폼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그룹은 ESG를 전사 핵심 경영전략으로 삼겠다고 천명하면서 현재 16곳 계열사에 ESG 전담 조직을 만들었으며 사장단 인사 때도 ESG 경영 기조에 맞춰 이를 가속할 인재를 등용했다. 특히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게 ESG 전략을 분석하는 기능을 전담하는 ESG위원회도 신설했다. 기존 거버넌스위원회에서 수행하던 투자 안건 검토도 ESG 위원회에 맡겨 역할과 힘을 대폭 확대했다. 회사 경영전략이나 주요 투자 관련 사항은 ESG 위원회 검증을 거쳐야 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재계 관계자는 "ESG 도입이 초기인데 SK그룹은 내부적으로 오랫동안 해외사례 등을 연구한 것으로 보인다"며 "무엇보다도 오너의 의지가 굳건하기 때문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그룹의 변화 속에서 최 회장의 역할도 재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올해 대한상의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순방길에 함께 올라 주요 그룹들의 대미 투자 계획을 이끌어내는 등 재계 맏형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국정농단 사태 이후 각자 사업에만 몰두할 뿐 대외 활동에 나서는 기업인이 사실상 사라졌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최 회장이 재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태원 매직, 재계 2위 도약 나선다
이와 함께 지난 1990년대까지만 해도 '젊은 총수'로 불렸던 최 회장이 일궈낸 그동안의 실적은 재계에서도 '최태원 매직'이라 불리며 주목받고 있다.
회장 취임 이후 그룹 자산을 7배, 매출은 3배로 늘리면서 SK그룹의 재계 순위는 5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2021년 공정위 발표 기준으로 SK그룹의 자산은 239조5300억원으로 246조840억원의 현대차그룹에 이어 3위다. 양사의 자산 차이는 6조5000억원 정도다.
내년에는 2·3위 순위가 뒤바뀌는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2017년 현대차그룹과의 자산 차이는 47조원에 달했지만 3년 만인 2020년 9조원으로 한자릿수 차이로 바짝 좁혔다. 주력 계열사인 SK하이닉스의 매출액과 자산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데다 10조원짜리 인텔의 낸드부문 인수가 자산에 반영되면 내년에는 현대차를 추월해 2위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SK그룹의 고속성장 배경에는 위기 때마다 과감한 인수합병(M&A)으로 정면 돌파에 나선 최 회장의 결단력이 자리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SK하이닉스가 대표적이다. 뒤이어 일본 도시바 메모리사업부문, LG실트론, OCI머티리얼즈 등 반도체 부문에서의 공격적인 M&A는 최근 수년간 SK그룹의 기업가치 상승을 이끌었다. 아울러 암팩, BMS 등 바이오·제약 부문의 투자도 그룹 성장에 한몫했다. 이 결과 에너지와 정보통신 중심이던 그룹의 사업 구조는 현재 반도체, 바이오, 배터리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분야로 재편됐다.
[email protected] 안승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