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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닌자미사일

미군이 170여명의 사상자를 낸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 테러의 기획자, 조력자를 공격한 무기인 '닌자 미사일'개념도. 탄두 대신 6개의 칼날이 장착돼 있다. /사진=뉴스1
미군이 170여명의 사상자를 낸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 테러의 기획자, 조력자를 공격한 무기인 '닌자 미사일'개념도. 탄두 대신 6개의 칼날이 장착돼 있다. /사진=뉴스1
'아이 인 더 스카이(Eye In The Sky)'라는 영국 영화가 있다. 2016년 한국에서도 개봉됐다. 영국, 미국 등이 드론(무인항공기)을 이용해 테러리스트들을 제거하려는 작전이 주요 내용이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윤리문제도 다뤘다. 영화 포스터를 유심히 본 기억이 난다. '영국에 있는 작전지휘관, 미국에 있는 드론조종사, 케냐에 있는 테러리스트, 그리고 상공을 나는 감시자들'이란 문구가 선명했다. 감시자들은 벌새 드론이다.

영화처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전쟁이 과연 가능할까. 군사와 기술이 결합한 '밀리테크' 시대인 요즘엔 어리석은 질문이지 싶다. 전투용 드론은 수천㎞ 밖에서 아군의 희생 없이 표적을 타격하는 전쟁의 게임체인저로 자리잡았다. 2019년 예멘 후티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정유시설을 드론 편대로 공격해 타격을 입히면서 세계를 충격에 빠트렸다.

정찰 위주였던 드론은 암살용으로도 활용됐다. 지난해 1월 드론 'MQ-9 리퍼'는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거셈 솔레이마니 장군을 암살하는 데 사용됐다. 영화 '아이 인 더 스카이'에도 등장한다. 미국 네바다 주 공군기지에서 약 1만2000㎞ 떨어진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 인근의 목표물을 게임하듯 타격했다.

미군이 28일 아프가니스탄 동부 낭가르하르주에서 이슬람국가(IS)의 한 분파인 IS-K(이슬람국가 호라산)의 고위급 간부 2명을 드론 공격으로 살해했다. 이들은 아프간 카불공항에서 미군 13명을 포함, 170여명의 사상자를 낸 테러의 기획자와 조력자였다고 한다. 타격 무기는 MQ-9 리퍼에서 발사된 이른바 닌자미사일. 이 미사일엔 폭약탄두가 없다.
그 대신 강철 칼날 6개가 표적에 충돌하기 직전 펼쳐져 내리꽂히면서 반경 50㎝가량을 파괴한다.

일본에서 유래한 닌자(忍者)는 암살, 침투, 교란의 대명사다. 위치만 알면 세상 누구라도 조용히 살해할 수 있는 시대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자객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과연 있을까.

mirror@fnnews.com 김규성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