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인터뷰] 안상용 김포문화재단 대표이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31 02:10

수정 2021.08.31 02:10

안상용 김포문화재단 대표이사. 사진제공=김포문화재단
안상용 김포문화재단 대표이사. 사진제공=김포문화재단

【파이낸셜뉴스 김포=강근주 기자】 "김포문화재단은 '일상이 문화가 되는 시민 중심 평화문화도시'를 비전으로 내걸고 시민 중심 문화사업 전개에 열중하고 있다. 7개 문화예술공간은 항상 시민을 위해 문이 열려있으며,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 참여를 이끌어냈다. 특히 다양한 '공간'에서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문화를 선봬 보다 많은 시민이 '공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안상용 김포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지난 1년간 김포문화재단 경영방식을 이같이 설명했다. 취임 1년을 앞두고 김포시의회 제안으로 감사를 받을 만큼 그는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감사 결과는 호사다마로 귀결됐다. 안상용 대표이사는 그동안 시민체험형 문화 프로그램을 양성화했다. 요즘은 애기봉평화생태공원 개관 준비와 김포국제조각공원 활성화에 몰두하고 있다.

―작년 9월 취임했는데 그동안 추진한 역점사업(경영활동)은 무엇인가.

▲김포에는 문화시설이 다양하게 산재돼 직원 출장이 매일 40%에 육박해 업무 효율성이 낮다. 이는 지역문화 활성화나 발전이 아니라 문화시설 유지관리에 급급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래서 공연예술을 비롯해 시각예술, 예술기반 교육, 축제 및 지역문화 활성화, 지역별 특성화 사업 등을 추진하고 콘텐츠를 개발할만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공연예술사업은 김포아트홀과 통진두레문화센터, 시각예술사업은 아트빌리지 아트센터와 김포국제조각공원, 교육사업은 한옥마을과 월곶생활문화센터 등으로 나누고 축제나 지역문화사업은 별도 팀으로 구성했다. 또한 사업부서와 관리부서를 명확하게 나눠 시설안전관리팀도 신설했다. 김포에는 미디어센터가 없어 온라인콘텐츠팀을 통해 4차 산업시대 및 코로나19에 대비한 콘텐츠 확보와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애기봉평화생태공원 개관 준비에 모든 인력과 역량을 집중해왔다.

―지난 1년 경영성과나 실적이 궁금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전국 문화시설이 성과를 올리는데 난항을 겪고 있다. 문화예술사업이 대부분 전면 취소, 비대면 전환, 사업 변경에 내몰렸다. 이런 와중에도 시민참여형 예술교육사업을 전개했다. 아트홀 중심 공연예술아카데미 ‘드림아티스트’를 일단 추진한 뒤 이후 아트센터 중심 시각예술아카데미, 통진두레문화센터의 전통예술아카데미, 한옥마을의 창작예술아카데미 등을 추진했다. 예술교육사업은 예술체험을 통한 문화 인프라 조성과 문화 활성화에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은 관람만 제공하지 않고 직접 참여와 체험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시대다. 또한 ‘코로나 블루’ 극복을 위해 예술심리치유 프로그램을 복지재단-청소년재단-교육지원청 등과 협약해 추진 중이다. 지역문화 발전을 위한 축제사업은 여러 작은 축제를 집약해 김포 전역을 관통하는 축제 한마당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의도대로 되지 않거나 아쉬움 점은 없나.

▲코로나19 여파로 예술인 활동이 잔뜩 위축됐다. 설령 그렇다 해도 예술인 지원사업과 복지사업이 혼용되면 곤란하다. 특히 올해 사업은 취임 이전에 확정돼 개선의 여지가 없어 아쉬웠다. 사실 예술인 지원사업을 놓고 전국 문화시설 거의가 갈등을 겪고 있다. 지원사업 한계, 전문예술인과 생활예술인 통합지원, 공연예술 시각예술 전통예술 문학예술 지원 일원화, 일부 단체 지원 독식이란 문제가 갈등 배경이다. 이제는 그동안 지원방식이 지역문화예술 발전에 얼마나 기여했고, 시민 만족도는 어떤지를 숙고할 필요가 있다. 지원사업 한계로는 전문예술인 창작행위에 순위를 매기는 일과 턱없이 적은 예산을 꼽을 수 있다. 김포시 지원사업비도 작년과 동일했으나 올해 지원 대상 단체는 10%이상 늘어났다. 이런 추세라면 지원에서 탈락한 불만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김포문화재단 드림아티스트. 사진제공=김포문화재단
김포문화재단 드림아티스트. 사진제공=김포문화재단
김포문화재단 드림아티스트. 사진제공=김포문화재단
김포문화재단 드림아티스트. 사진제공=김포문화재단

―현재 김포문화 수준과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가.

▲현재 김포는 젊은 인구가 계속 유입되고 있다. 문화예술에 대한 시민인식 수준이 높아지고 욕구도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 세대별, 지역별, 분야별 선호도에 따라 체계적인 문화사업을 추진할 시점에 와있다. 물론 어느 도시든 모든 시민이 같은 문화혜택을 받기는 어렵다. 문화고도화지역은 콘텐츠 중심으로, 문화개발지역은 교육과 문화 융합으로, 문화소외지역은 문화복지 중심으로 정책을 진행해야 한다. 문화고도화지역은 문화시설이 충분한 만큼 더 깊이 있고 다양한 문화를 누리고자 한다. 교육 프로그램도 단순 교습보다는 좀 더 고도화된 예술체험 중심으로 프로그램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 김포시는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는 단계라 볼 수 있다. 좋은 문화공간이 있다 해도 활성화되거나 고도화되진 않았다. 예를 들면 20만 도시에도 있는 시립미술관이나 박물관, 어린이체험시설, 미디어창작센터 등 다양한 문화시설이 요구될 것이다.

―김포문화재단 운영철학과 지향점은 무엇인가.

▲다양한 공간에서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문화를 선봬 보다 많은 시민이 공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공감을 확산하기 위해 ‘시민예술아카데미 <드림아티스트>’와 ‘라베니체 페스티벌’(10월), ‘한강하구 평화축제’, ‘온라인 클래스 사업‘을 준비-운영하고 있다. 공간은 각 사업장(통진, 김포국제조각공원, 한옥마을 등) 특성을 살려 활성화 사업을 추진한다. 공유는 지역예술인과 시민 모두가 나눌 수 있는 다양한 문화 서비스를 의미한다. 김포예술활동지원사업, 시각예술분야 창작지원사업, 전통예술 공모지원사업 등은 지역예술인을 위해 진행된다. 지역사회 문제를 문화로 해결하기 위한 ‘김포문화방앗간’ 공모사업과 4차 산업(AR, VR)을 접목해 심리적 치유를 주기 위한 ‘찾아가는 예술복지 서비스 <마음 똑!똑!>’, 찾아가는 소규모 공연 ‘원하는대로 버스킹’은 시민 개인을 위해 운영된다. 특히 북부권 시민과 문화 공유를 위해 통진문화센터는 ‘백 스테이지 투어 IN 통진’, ‘두레 POP!콘 영화관’, ‘통진 마티네 콘서트’를, 월곶생활문화센터는 ‘문화가 있는 토요일’, 조각공원에선 ‘작은미술관 보구곶’을 통해 다양한 전시를 기획-운영하고 있다.

―김포문화재단이 하루빨리 풀어야 할 현안과제는 무엇인가.

▲애기봉평화생태공원 개관이 매우 중요하다.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은 국내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유일한 문화시설이다. 조강이 남북을 나눠 유유히 흐르는 모습은 수려함과 먹먹함을 동시에 안겨준다. 이를 평화 상징으로 국내외 어떻게 알릴 것인가에 몰두하고 있다. 김포국제조각공원 활성화도 숙제다. 세계적인 국내외 작가의 우수 작품이 즐비하고 숨은 명소로서 가치가 충분하다. 더구나 애기봉과 조각공원은 연계 나들이 코스로도 안성맞춤이다. 16시 이후 입장이 불가능한 애기봉평화생태공원과 16시 이후에도 찾아볼 수 있는 김포국제조각공원을 야간경관 공원으로 조성하면 시너지가 클 것이다. 김포국제조각공원을 활성화하기 위해 ISF(국제조각페스타)와 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김포 애기봉. 사진제공=김포문화재단
김포 애기봉. 사진제공=김포문화재단

―애기봉평화생태공원 운영방안은 무엇인가.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은 국내외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주요 관광지이자 생태와 문화가 융합하는 공간이다. 오는 10월7일 정식 개관되면 100% 예약제로 운영되며 당분간은 입장료를 받지 않을 예정이다. 김포예술인 작품도 애기봉 전시관 및 준비 중인 갤러리에서 소개될 수 있도록 기획하고 있으며, 보다 많은 시민이 역사와 문화, 생태공간 자체를 즐기고 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문화재단이 왜 운영주체가 됐나.

▲김포시가 추진하는 한강하구 평화사업 핵심이며 지리-역사-문화적 가치가 큰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은 단순한 시설운영을 넘어 전문적인 운영 및 관리가 필요한 공간이다. 특히 문화와 예술을 접목한 복합문화공간으로 기능할 필요가 있어 문화재단이 운영을 맡게 됐다.

―애기봉평화생태공원 구성과 특성은 무엇인가.

▲크게 세 부문으로 나눌 수 있다. ‘애기봉 걷는 길’과 ‘생태탐방로’는 자연과 생태를 즐길 수 있다. 4개 테마 ‘전시관’, ‘VR체험관’, ‘영상관’, ‘야외공연장’ 등은 문화와 역사를 함께 배우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마지막으로 1.5km 너머 보이는 북녘 모습과 남북 사이를 가로지르는 한강하구, 조강의 웅장한 모습을 관람할 수 있다.

―김포에 애기봉평화생태공원 조성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애기봉은 6.25전쟁 당시 남북이 치열하게 전투를 벌였던 154고지로 한강하구는 세계 유일 분단지역이다. 정전협정에서 민간 선박이 자유로운 항행을 보장하고자 중립수역(Free-Zone)으로 지정했으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출입이 제한됐다. 이로 인해 멸종위기 동물 서식지이자 번식지로 슬픈 풍요로움이 공존한다. 평화-문화-생태 가치를 모두 담고 있는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은 한반도 평화를 넘어 세계 평화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비공무원 출신이 김포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영입된 배경은 무엇이라 보나.

▲지자체 문화재단 설립 역사는 약 20년가량 된다. 초기에는 인프라 부재로 행정 안정화와 시설관리 차원에서 공무원 출신 또는 유사 경력자가 요구됐다. 약 10년 전부터 문화예술 전문인력 양성이 활성화되면서 문화예술사, 문화기획, 예술행정, 예술경영 관련 논문이 쏟아지고 다양한 문화정책이 수립됐다. 이로 인해 문화재단 전문가 영입이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243개 지자체에 110여개 문화재단이 설립됐고, 매년 10개 내외가 늘어나고 있다. 지역문화예술 발전을 놓고 지자체 간 경쟁도 심화되는 만큼 고도화된 전문성도 요구되는 실정이다. 정하영 김포시장이 이런 현실을 감안하고 문화예술 발전에 대한 혁신적인 의지를 반영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김포아트빌리지 한옥마을. 사진제공=김포문화재단
김포아트빌리지 한옥마을. 사진제공=김포문화재단

―김포시 감사 결과에 대해 어찌 생각하나.

▲각종 의혹 제기가 감사 결과를 통해 해명됐다. 굳이 사안별로 직접 해명이나 반론을 내지 않았다. 의미 없는 시간낭비가 될 것이라 판단했다. 지금까지 원칙을 지키며 살아왔으며 그동안 한 번도 지적받을 만한 행동을 한 적이 없어 별반 신경 쓰지 않는다. 다만 문화재단 대표이사가 그만큼 주요 자리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더욱 겸손하고 청렴하게 행동하면서 오직 시민의 정서적 행복감을 증폭하는데 집중하겠다.

―억울하거나 아쉬운 대목은 없나.

▲구체적인 문제가 없는데도 기관경고와 담당팀장 문책은 사실 아쉽다. 경고나 징계 처분은 규정 몇 조 몇 항을 위반해야 나오는데, 그렇지도 않은 상황에서 의혹이 제기됐다 해서 무조건 징계하면 누구나 소극행정으로 일관하고 사업 진행 자체를 기피하려 들 것이다.

―김포지역 예술단체와 예술인과 관계는 어떤가.

▲김포시 전문예술인 등록인원은 898명(한국예술인복지재단 2월28일 기준)이다. 여기에 생활예술인을 포함하면 2000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예술단체 소속 전문예술인은 소수에 불과하다. 지역예술인을 끊임없이 발굴하고 기존 단체와 예술인도 꾸준히 지원하기 위해 내년부터는 분야별 심층 정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문화재단은 예술인과 공생할 수 있는 유일한 파트너인 만큼 무엇보다 공정성과 합리적인 운영계획 수립이 중요하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문화시책에 공감하고 동참하는 예술인을 확대해 시민에게 좋은 콘텐츠를 꾸준히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나갈 계획이다.

―투명, 책임 경영을 위한 노력으로 무엇을 했나.

▲팀별 책임제와 희망보직 신청 반영, 매주 전 직원 공유회의를 통해 사업 방향과 진행사항 등을 점검하고 있다.
또한 각 팀이 사업성과를 스스로 평가하고 공유하는 등 객관성 담보에 노력하고 있다. 익명게시판과 고충상담 채널도 가동할 계획이다.
특히 권위주의 행정을 타파하고 언제든지 실시간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