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정부가 내년도 국방예산안에서 해군의 한국형 경항공모함(CVX) 사업 예산으로 72억원을 편성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다양한 안보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경항모 건조사업의 착수예산"이라고 설명했다. 총액 55조2277억원에 이르는 '2022년도 국방예산안' 전체를 놓고 봤을 땐 0.013%에 불과한 액수다.
그러나 군 안팎에선 이 예산안이 앞으로 국회 심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에 대해 "자신할 수 없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군 당국은 작년에도 '2021년도 국방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101억원 상당의 경항모 예산을 포함시켰다가 대폭 삭감당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술로 3만톤급 경항모를 설계·건조하는 CVX는 '연안 해군에서 대양 해군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해군 당국이 현재 사활을 걸고 있는 사업이다.
해군은 지난 2018년 합동참모본부에 F-35B '라이트닝2' 스텔스 전투기와 같은 수직이착륙기를 탑재할 수 있는 '다목적 대형수송함'(LPX-Ⅱ) 대한 신규 소요를 제기했고, 이는 이듬해 발표된 '2020~24 국방중기계획'에도 반영됐다.
이후 해군의 의뢰로 현대중공업에서 개념설계를 진행한 '다목적 대형수송함'은 2020년 발표된 '2021~25 국방중기계획'에서 '경항공모함'으로 명칭이 바뀌었고, 올 2월 열린 방위사업추진위원회 뒤론 'CVX'(Aircraft Carrier eXperimental)란 사업명이 쓰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방위사업청은 작년 하반기 국회에 제출한 2021년 예산안에 '경항모 기본설계비' 명목으로 101억원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당시 국회는 "경항모 사업이 사업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조사연구비 1억원만 올 예산에 반영했다.
그럼에도 군 당국이 올 2월 서욱 국방부 장관 주재 방추위에서 '경항모 사업추진 기본전략'을 의결하자 정치권으로부턴 "국회의 결정을 무시하는 거냐"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방사청에 따르면 오는 2033년까지 진행되는 경항모 사업엔 약 2조3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탑재 전투기 20여대에 대한 예산(약 3조원)은 별도다. 또 경항모 도입 이후에도 매년 500억원 상당의 운용·유지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정치권은 물론, 군 내부로부터도 경항모 사업의 효용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군 당국은 올 3~8월 한국국방연구원(KIDA)을 통해 경항모 관련 사업타당성 조사를 실시했고, 4월부턴 한국국제정치학회를 통해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 연구용역 결과는 올 10월쯤 나올 전망이다. 따라서 경항모 예산에 대한 국회의 본격적인 심의도 10월 이후에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제6회 '서해 수호의 날' 기념사에서 "2033년 무렵 모습을 드러낼 3만톤급 경항공모함은 세계 최고 수준의 우리 조선 기술로 건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군이 이번에도 국회 내 '반대' 의견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경항모 사업의 장기 표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정부 안팎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한 관계자는 내년 3월 대통령선거가 치러질 예정임을 들어 "만일 내년 정부 예산에서도 경항모 사업 예산이 대폭 삭감되는 등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다면 차기 정부에선 사업 추진 동력 자체가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