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블랙호크 행잉(사람을 매단 블랙호크)'
미군을 상징하는 공격헬기 '블랙호크'가 추락(블랙호크 다운)한 사건 만큼이나 블랙호크에게, 그리고 미군에게 안타까운 사건이 될 것 같다.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탈레반이 미군으로부터 탈취한 공격헬기 UH-60 블랙호크에 사람을 매단 채 도시 상공을 순찰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1일 영국 등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이 조종하는 블랙호크가 아프간 칸다하르 상공을 나는 모습이 확인됐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다양한 각도로 촬영된 영상이 공유됐는데 이 헬기는 남성 한 명이 힘없이 줄에 매달려 있다. 이 남성의 신분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프간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블랙호크 정찰은 첨단 무기로 무장한 자신들의 모습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탈레반은 미군으로부터 지원받은 아프간 정부군의 첨단 무기를 탈취한 뒤 시운전 영상을 공개했다.
실제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토후국' 선언 이후 이들의 공식 영어 뉴스를 표방하는 탈리브 타임스는 이 영상과 관련 "우리의 공군"이라며 "이슬람 토후국 공군 헬기들이 현재 칸다하르 상공을 비행하며 도시를 순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미국산 무기를 들고 있는 동영상과 사진 등을 SNS에 꾸준히 공개하고 있다. 사진 속 탈레반 조직원들은 'M16 라이플', 'M4 카빈' 등을 손에 쥐고 있다. 총기 뿐 아니라 군용 차량, 철갑탄, 강철심 탄환, 방탄 장비, 통신 기기, 야간 투시경 등 미국산 무기들도 탈레반에 넘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군용 헬기도 블랙호크를 포함해 100여 대에 달한다.
미국 백악관도 블랙호크 등 군사물품이 탈레반에 탈취 당한 사실을 인정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 국방 물자가 탈레반의 손에 넘어간 과정을 아직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지만 약 100조원의 군자산이 탈레반에 넘어갔다"고 밝힌 바 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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