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고등학교 경제교과서 개선해 기업가정신 심어줘야"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01 09:02

수정 2021.09.01 09:02

"고등학교 경제교과서 개선해 기업가정신 심어줘야"

[파이낸셜뉴스] 현행 고등학교 경제교과서가 실생활에 밀접한 경제현안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일 양준모 연세대 교수에게 의뢰해 진행한 '고등학교 경제교과서 내용 및 집필기준 평가' 보고서를 통해 현행 고등학교 경제교과서 평가와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대입 수능에서 경제 과목을 선택하는 학생 수가 현저하게 적어서 청소년들이 체계적인 경제 공부를 하지 못하고 있고 청년층에 대한 경제교육의 성과가 다소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경제를 선택한 응시자는 5076명으로 사회탐구 영역 응시자(21만8154명)의 2.3%, 전체 수능 응시자(42만1034명)의 1.2%에 불과했다. 이를 통해 고등학교 졸업자 중에서 경제를 공부한 학생이 극히 소수이고 대학에서 경제 관련 학과를 전공한 학생을 제외하면 우리나라 청년층 대부분이 체계적인 경제 공부를 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경제가 발전하면서 청소년기 경제교육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경제과목을 대입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거나, 경제교육 총량 이수제도를 도입하는 등 청소년기 경제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고등학교 경제교과서에 금융분야가 있지만 관련 설명이 추상적이고 실제 생활에 도움을 주는 개념 설명이 미흡하다는 점도 꼬집었다. 각 금융상품이 어떤 도움을 주는지에 대한 설명이 명확하지 않고 부채관리의 경우에도 실생활에서 응용하는 방법 등에 대해 설명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부동산 담보 대출 관련 내용이 빠져있고 사회보험 등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재무계획 설계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점도 비판했다. 고등학교 경제교과서에 금융상품 내용, 노후 대비 연금, 보이스피싱, 부동산 대출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추가해 기초지식을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언급했다.

또 보고서는 대부분의 경제교과서가 시장경제 체제가 필수적인 이유에 대한 설명 없이 단순히 경제체제를 비교한 점, 경제성장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기계적으로 같은 분량으로 기술돼 성장에 대한 이해는 제한되고 부정적인 측면이 강조되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보고서는 "교육열과 인적자본의 축적 과정, 개인의 저축성향 증가, 기업과 기업인의 노력으로 만든 세계적인 기업 등에 관한 이야기가 배제돼 있다"면서 "이로 인해 기업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정부 정책 만능주의에 빠지도록 만드는 경향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대학을 졸업한 미국 대학생들의 창업과 도전의식이 없었으면 현재의 미국이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고등학교 경제교과서에 기업인들이 쌓아온 성공과 실패 사례를 풍부하게 소개해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청년층에게 기업가 정신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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