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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탄소중립 성공, 기업 자발적 동참에 달렸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01 18:15

수정 2021.09.01 18:15

[특별기고] 탄소중립 성공, 기업 자발적 동참에 달렸다
'탄소중립'이라는 신세계를 향한 인류의 위대한 여정이 시작됐다. 세계 각국은 스스로 설계한 탄소중립호를 타고 '기후재앙'이라는 폭풍의 바다를 건너기 위해 출항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5월 탄소중립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탄소중립호의 닻이 올랐다.

최근 대한민국 탄소중립호 갑판에 반가운 소식이 하나 배달돼 공유하고자 한다. 9월 1일 민간 바이오혼소발전 3사(SGC에너지㈜, OCI SE㈜, 한화에너지㈜)가 국내산 연료 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수입산 목재펠릿 사용을 지양하는 자발적 협약에 나섰다.



이들 3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수입산 목재펠릿 바이오혼소연료를 국내산 바이오매스연료로 전환하고, 기존 목재펠릿 혼소 가중치도 2025년부터 제외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산업통상자원부는 목재펠릿 혼소에 대한 가중치를 포함한 합리적인 신재생공급인증서(REC) 가중치 개편을 추진하는 등 탄소중립 이행의 발판을 마련한 바 있다. 이에 이번 3사의 자발적 동참 효과는 상당히 클 것으로 기대된다.

첫째, 2020년 기준 혼소발전용 수입 목재펠릿 양은 약 200만t에 달하는데 수입물량이 감소할 경우 연간 약 3000억원의 국부유출을 방지할 수 있다. 당초 계획대로 2036년까지 수입산 목재펠릿 혼소발전을 했다면 11년간 최소 약 3조3000억원이 해외로 유출될 상황이었다.

둘째, 국내 폐자원 처리 시장과 산업이 활성화돼 이를 통한 환경개선과 신규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국가들은 주요 수단으로 재생에너지원인 태양광, 풍력, 바이오매스 이 세 가지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간 손쉬운 수입에 의존해 막대한 국부가 유출됐고, 국내 바이오매스 시장과 산업은 열악함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현장검증 및 증빙서류 강화, 이력관리 등의 제도개선을 기반으로 미이용산림바이오매스, 하수슬러지, 버섯폐배지, 커피찌꺼기, 폐기물 등 폐자원 시장 및 산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산림청도 산림바이오매스를 신재생에너지 산업화해 2025년까지 3000여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셋째,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위해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정부의 확고한 리더십, 국민 인식전환을 바탕으로 한 실천, 기업의 자발적인 동참은 탄소중립으로 가는 필수불가결의 조건이다. 경제와 산업의 주체라고 할 수 있는 기업의 동참 없이 탄소중립은 불가능하다. 이번 자발적 협약은 국내 시장 및 산업 활성화, 탈석탄화를 촉진해 탄소중립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게 했다. 또한 폭풍의 바다를 헤쳐 탄소중립이라는 신세계로 나아가는 대한민국의 여정에 뚜렷하게 기록될 것이다.


더불어 '탄소중립'을 위한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시장 확대의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REC 가격 안정화다. 현재 REC 가격 급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신규 사업자의 시장진입이 어려우며, REC 수급불균형 해소를 위해 연차별 점진적인 RPS 의무비율 상향이 필요하다.


다행히 정부는 하반기 단행할 연도별 RPS 의무비율 상향조정을 예정하고 있어 대폭 상향을 통한 REC 수급불균형 해소와 가격안정화까지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정우식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상근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