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3연임 바라보는 시진핑, 노골적 충성 주문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01 18:28

수정 2021.09.01 19:07

당간부·기업 향해 복종 압박
내년 당대회 앞두고 내부단속
장기집권 걸림돌 제거 의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뉴스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공산당이 빅테크 기업과 당 간부들에게 연일 충성과 복종을 압박하고 있다. 시진핑 총서기(국가주석·사진)의 권력 장기화 결정이 예정된 내년 당대회를 앞두고 내부 단속 의도로 풀이된다.

1일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사정·감찰기구는 최근 두 차례에 걸쳐 '당에 충성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기율위는 전날 논평에서 덩샤오핑 전 국가주석이 중국공산당 대장정 때 무슨 일을 했는지를 묻는 어린 딸의 질문에 "따라 나섰다"는 단 몇 글자로 답했다는 일화를 거론했다. 이 같은 '따라 나서기'의 충성심이 생리적 한계를 뛰어 넘어 온갖 위험과 싸워 이길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갖게 했다는 것이다.

기율위는 "당 간부 한 명의 충성 여부를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점은 당의 말을 잘 듣고 따라 가느냐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새로운 시험의 길에 직면했으며 제2의 백년 분투 목표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고 있다"고 주문했다.


기율위는 이보다 5일 전인 지난달 26일 당에 대한 불충성을 질타했다. 기율위는 최근 당 간부 7명의 징계 통보에 '당에 불충성하다'는 표현이 눈에 띄었다며 당 지도부에 다시 한 번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율위는 "당에 대한 불충성은 조직과 신념에 대한 배신의 의미한다"라며 "기율감찰기관은 정치 감독을 강화하고 일상적인 감시를 철저히 하며 당에 대한 불충성 문제를 제때에 발견·단속, 보고를 강화해야 한다"고 명령했다.

중국공산당은 전날에는 시 총서기 주재로 핵심 지도부 다수가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알리바바·텐센트 등 인터넷 공룡을 포함한 민영기업에게 복종을 요구했다. 단어는 복종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당 간부와 마찬가지로 '선'을 넘지 말고 사실상 충성하라는 경고로 받아들여진다. 중국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은 최근 시 주석의 '공동부유'(다함께 잘살자) 기조 천명이후 잇따라 거액의 기부금을 내며 몸을 바짝 낮추고 있다.

중국 외교가와 외신들은 내년 10월 20차 중국공산당대회가 시 주석 권력 장기화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 시 주석의 3연임이 결정된다.


당 간부와 기업들에게 충성·복종을 명시화하고 교육, 부동산, 온라인 게임, 공유소비 경제 등 전방위 압박을 가하는 것의 궁극적 목표점은 결국 이런 시 주석의 권력 다지기 과정에서 걸림돌을 제거하겠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샤오캉 사회(모두 풍족한 삶)를 넘어 공동부유로 기조 변화와 내년 2월 동계 올림픽 성공 개최, 코로나19 확산세 안정화 등이 시 주석의 공적을 쌓는 것이라면 '충성과 복종'은 만일의 우려 요소를 없애려는 안전장치라는 것이다.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학부의 알프레드 우 교수는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국 당국이 올 들어 사법기관 간부 약 18만명을 징계한) 단속은 내년 2차 당대회를 앞두고 시 주석의 권력 강화 노력의 일환"이라며 "외부에서는 그의 3연임이 100% 확실하다고 말하고 있음에도 (이런 식의 단속은) 그가 매우 자신하고 있는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