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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콘텐츠사업자, 구글·애플에 내던 연 2兆 수수료 '해방'

세계 첫 인앱결제 강제 금지
다른 나라도 입법화 나설듯
앱 개발사 결제방식 선택 가능
웹툰 등은 여전히 앱마켓 기반
글로벌선 '양날의 검' 될수도
국내 콘텐츠사업자, 구글·애플에 내던 연 2兆 수수료 '해방'
구글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이 세계 최초로 만들어지면서 국내 앱 콘텐츠 사업자들은 과도한 수수료 부담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됐다. 비(非) 게임 분야의 경우 1600억원 수준, 전체 앱 콘텐츠 사업자는 연간 2조원에 이르는 수수료 부담을 덜 수 있을 전망이다. 수수료 부담 외에도 한국에서의 제재는 전세계 규제 당국의 입법화 시도를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미국을 비롯한 유럽연합(EU)에서는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는 상황이다.

■구글-애플, 자사 결제방식 강제 못해

1일 국회에 따르면 구글 인앱결제 강제 금지를 주요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앱마켓 사업자가 모바일 콘텐츠 사업자에게 특정 결제방식을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행위 △모바일 콘텐츠 심사를 부당하게 지연하거나 삭제하는 행위 등을 금지한다.

구글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이 통과되면서 앱 개발사들은 다양한 결제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특정 결제방식에 따른 수수료 부담에서도 해방될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구글이 인앱결제를 강제하면 비 게임 분야에서 수수료가 1600억원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역시 구글의 계획대로 30% 수수료 적용하고 인앱결제를 강제한다면 국내 콘텐츠 업계는 연간 2조원 가량의 수수료를 구글에 지불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한국이 최초로 앱마켓 사업자의 의무를 법률로 명확히 규정해 수범자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앱 개발자와 이용자에 대한 부당한 권익침해 문제를 해소했다"며 "공정하고 개방적인 모바일 생태계 조성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최근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움직임을 막기 위한 국제 공조 분위기는 한층 더 무르익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에서 구글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이 발의된 이후 미국 연방의회 상하원과 EU 등 주요 국가에서는 오픈 앱마켓 법과 같은 유사한 내용의 법안의 발의되기도 했다.

■웹툰 등 글로벌 고려땐 '양날의 검'

구글은 운영체제(OS)와 앱 마켓 구축 및 유지 비용 등을 감안해 추가 정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구글은 "고품질 OS와 앱마켓을 지원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면서 해당 법률을 준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향후 수 주일 내로 관련 내용을 공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엔씨)처럼 웹툰, 음원, 게임아이템 등 유료 디지털 콘텐츠 결제 규모가 날로 커지는 플랫폼 업체들은 우선 환영하는 입장이다. 구글과 애플 등 특정 앱마켓 사업자가 강제하는 인앱결제 대신 자사 결제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30% 상당의 수수료 부담도 내려갈 수 있다.

하지만 '양날의 검'이 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당장 네이버와 카카오가 일본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는 웹툰 서비스의 경우, 구글플레이 결제 시스템이 뒷받침하고 있다.
또 전 세계 게임 이용자 대상으로 게임을 출시할 때, 각국 게임 배포는 물론 마케팅 역시 앱마켓에서 이뤄지는 게 현실이다. 현재 구글플레이 결제 시스템은 전 세계 총 300여 결제 수단을 활용해 25억명에 달하는 안드로이드 OS 이용자가 현지에서 원하는 방법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복수의 인터넷·게임 업계 관계자는 "당장 인앱결제 수수료 부담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투자수익률(ROI) 등을 고려했을 때, 일부 서비스 국가는 구글플레이나 애플스토어를 활용하는 편이 비용이나 운영 효율성 부분에서 더 나을 수 있기 때문에 국내는 자체 결제 시스템, 해외는 인앱결제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