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버티고 버티다 결국 기초수급자 "위드코로나 없으면 자영업 붕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01 18:43

수정 2021.09.01 21:24

거리두기에 무너진 골목상권
40%는 "심각하게 폐업 고민"
"점심 4명·저녁 2명 주먹구구"
방역대책 대전환 목소리 확산
버티고 버티다 결국 기초수급자 "위드코로나 없으면 자영업 붕괴"
코로나19 사태가 끝이 없는 터널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를 필두로 사회 각계의 한계를 호소하는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동시에 기약 없는 코로나 종식에 매달리는 대신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는 '위드 코로나'를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차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자영업자·소상공인 단체들은 지난 1년6개월여간 지속된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르고 있지만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10명 중 4명 "폐업 고민"

위드 코로나로 전환을 가장 큰 목소리로 요구하는 이들은 자영업자·소상공인 그리고 의료인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한국 경제의 모세혈관 격인 소상공인·자영업자와 확진자 치료를 전담하는 의료진이 전례 없는 혹독한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지난달 23일부터는 수도권 식당·카페의 영업제한시간이 오후 9시로 앞당겨지면서 자영업자들은 영업을 포기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1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한 결과 자영업자 10명 중 4명(39.4%)은 폐업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폐업을 고민하는 자영업자 중 94.6%는 경영부진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서울 관악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고장수씨(45·전국카페사장연합회장)는 "카페업종 폐업률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거리두기 4단계로 영업시간이 1시간 줄면서 다들 밥 먹고 집에 가기 바빠 카페는 1시간 매출이 줄어든 게 아니라 하루 매출의 20~30%까지 줄었다"고 토로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도 폐업을 고민하거나 조언을 구하는 글이 쏟아졌다.

한복대여점 업주 A씨(55)는 "다른 곳 아르바이트까지 다니며 지금까지 버텼는데 더 버티기는 힘들어 정리하려고 한다"며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막막하고, 뭐부터 정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자신의 가게를 폐업했다는 자영업자 B씨(60)는 "매출감소로 폐업까지 했는데 이젠 어디서 뭐 하나 싶다"며 "수억원 들인 가게가 날아가니 눈물만 나오고 오늘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했다"고 토로했다.

■"주먹구구식 방역" 비판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위드 코로나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이미 여러 차례 피력한 바 있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기존 방역지침이 계속되면 현실 유지도 어려울 만큼 경영난이 심각해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여야 정치권은 물론 대권주자 등을 만나는 자리에 위드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방역체계 개편을 논의해 왔다. 중기중앙회는 위드 코로나로 정책 전환을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방역체계 개편을 재차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점심에는 4명, 저녁에는 2명까지 모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주먹구구식"이라며 "영업시간마저 1시간 줄어 관련업계는 그야말로 다 죽어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직접 행동에 나서는 등 더욱 적극적으로 위드 코로나 전환을 외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 전국 광역회장협의회는 지난 8월 30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 앞에 모여 기자회견을 열고 위드 코로나 전환이 추석 전에 이뤄져야 한다며 조속한 조치를 요구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처는 위중증 환자 관리 중심으로 전환해야지 계속해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다"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영업제한 조치가 철폐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김경민 정상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