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국민의힘에서 명분을 잃은 역선택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대권 주자들이 자신에게 유리한 룰 세팅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누구도 얻을 것 없는 비생산적인 논쟁만 거듭할 경우 모든 후보가 피해만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의 청년·중도 지지층을 당내 대권 주자들이 온전히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당 공식기구를 향한 주자들의 도넘은 공세가 중도층 이탈을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민의힘 한 다선 의원은 2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요즘 지역구에서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이 '역선택이 뭐냐'는 질문"이라며 "일반 국민들은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는 것을 갖다가 (당내 후보들이) 죽일듯이 덤벼드는 상황이 같은 정치인으로서 이해는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많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역선택 방지조항을 도입하면 당내 경선 ARS 여론조사에서 지지정당을 먼저 묻고, 다른 정당을 답하는 경우 조사를 종료한다.
우선 무작위로 ARS 여론조사를 돌리는데 다른 정당 지지자들이 조직적인 역선택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만약 마음먹고 역선택을 하려는 사람이라면 지지정당 질문에 '국민의힘'이라고 답하고 역선택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생산적인 논쟁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하며 "역선택을 하려는 사람이 '국민의힘 지지층'이라고 거짓 답변한다고 잡혀가는 것도 아니지 않나.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들이 대다수의 국민에겐 득도 실도 없는 '그들만의 싸움'을 이어가는 사이, 애꿎은 중도층 표심만 국민의힘에서 멀어지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현재 당내 주자들은 국민의힘이 외연확장으로 닦아놓은 지지층의 마음을 온전히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원(KSOI)의 지난달 27~28일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35.2%였다. 특히 18~29세 응답자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답한 비율은 37.6%였고, 서울(37%), 중도층(36.6%)에서의 당 지지율은 전체 지지율보다 높았다.
하지만 같은 조사에서 18~29세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지지율은 18.3%, 홍준표 의원은 17.4%, 유승민 전 의원은 7.5%에 머물렀다. 모든 후보가 당 지지율(37.6%)의 절반도 따라잡지 못한 셈이다. 서울에서는 윤 전 총장 지지율이 33.5%로 그나마 당 지지율(37%)에 근접했고, 중도층에서는 윤 전 총장이 27.6%, 홍 의원이 10%로 당 지지율(36.6%)보다 확연히 낮았다.
대권 주자들이 눈살 찌푸리는 신경전을 거듭하고 당 공식기구인 선거관리위원회를 향한 도 넘은 공세를 이어간다면, 마음 둘 곳을 못 찾은 청년·중도·수도권 지지층이 국민의힘 후보 지지를 포기해버리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신율 교수는 "당 지지율과 후보 지지율이 유리되고 있는 상황을 후보들도 알아야 한다. 중도층은 말 그대로 부동층 유권자"라고 경고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결국 본선에서 중도층을 잡아야 하는데 지금 논쟁은 빈대 무서워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격"이라고 진단했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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