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철군 이틀 만에… 미국 "IS 제거 위해 탈레반과 협력 가능"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02 18:32

수정 2021.09.02 18:32

"무법집단" 적대감 드러내면서도
자국민·조력자 탈출 등 협상해와
탈레반 새정부도 미국 배제 못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왼쪽)과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이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아프가니스탄 군사 작전 종료 관련 기자회견 도중 질문을 받고 있다. 밀리 미 합참의장은 이날 탈레반과 공동으로 IS-호라산에 대한 공격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뉴스1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왼쪽)과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이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아프가니스탄 군사 작전 종료 관련 기자회견 도중 질문을 받고 있다. 밀리 미 합참의장은 이날 탈레반과 공동으로 IS-호라산에 대한 공격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뉴스1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과 공동으로 수니파 이슬람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를 타격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이 시사했다.

1일(현지시간) 밀리 합참의장은 미국 워싱턴의 국방부 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미국이 탈레반과 IS와 다른 무장 조직들을 공격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아프간 미군은 철수 직전까지 카불 공항에서의 대피 작전 진행을 위해 3주동안 탈레반 지위관들과 매일 접촉하면서 12만4000명이 대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같은 탈레반과의 접촉이 양측간 미래의 관계 개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AP는 전했다. 밀리 합참의장은 탈레반의 아프간 공세를 늦추도록 하기 위해 12월을 비롯해 지난해에 탈레반 지도자들과 두차례 접촉한 경험이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카불 공항 입구 부근에서 이슬람 국가-호라산(IS-K)의 자폭 테러로 미군 13명이 사망하자 지난달 28일 드론을 이용한 공격을 실시했으며 앞으로 추가 보복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해왔다.

탈레반에 대한 미국의 시각도 적대적이어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브리핑에서 이 조직을 "무법집단"이라고 부르며 "앞으로 변할지는 지켜보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카불 공항 철수를 위한 탈레반의 접촉은 앞으로 있을 미국과의 관계의 본보기로 반드시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AP통신은 탈레반이 IS와는 적대적이긴 하나 그렇다고 미군이나 미 중앙정보국(CIA)와 협조를 할지 또한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이 새로운 이슬람 정부 출범을 준비하고 있으며 수장은 최고 지도자 물라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가 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카불과 칸다하르의 탈레반 관계자들을 접촉한 결과 새 이슬람 정부의 최고 지도자가 될 아쿤드자다가 이란의 최고 지도자와 비슷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 탈레반 공동 창설자로 미국과의 평화 협상 당시 대표였던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는 새 정부에서 총무직을 맡을 것으로 예상했다.

NYT는 이달들어 아프가니스탄을 빠른 속도로 장악한 탈레반이 지난 10년 넘게 그림자 정부를 확장시키면서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에미리트로 불리는 국가 정부 수립을 준비해왔으며 소규모 지역의 관리들까지 임명을 마친 상태라고 전했다.

아직 정부 수립 선포 날짜와 정부 기관의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탈레반은 포괄적인 정부 구성을 약속하고 있으나 하미드 카르자이 전 대통령과 아프간 정부에서 총리를 지내며 평화협상을 이끌었던 압둘라 압둘라 같은 전직 고위 정부 관리들이 포함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이 신문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식량 가격 상승과 같은 경제 사태와 주민들의 탈출로 이어지는 인도주의적 위기가 커지고 있어 새 정부가 앞으로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과 국제금융 기관들은 아프간 정부의 자산 동결과 원조 중단을 조치했으며 탈레반 집권 후 공무원들이 출근을 하지 않고 있어 전기 공급도 불안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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