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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에 잠긴 고향… 뭍에 남은 그리움 따라 동네 한바퀴 [Weekend 레저]

‘역사와 삶의 숨결 흐르는’ 청주 여행
수몰마을 문화재 보존 '문의문화재단지'
대청호 풍경 일품 ‘언택트 여행지’로 딱!
‘상당산성’ 성벽에 서면 청주시내 한눈에
‘청남대’ 대통령길에선 여유로운 산책을
대청호에 잠긴 고향… 뭍에 남은 그리움 따라 동네 한바퀴 [Weekend 레저]
대청호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충북 청주 양성산 언덕에 자리잡은 문의문화재단지는 탁 트인 공간에서 자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언택트 여행지'로 제격이다. 사진=조용철 기자
대청호에 잠긴 고향… 뭍에 남은 그리움 따라 동네 한바퀴 [Weekend 레저]
상당산성
대청호에 잠긴 고향… 뭍에 남은 그리움 따라 동네 한바퀴 [Weekend 레저]
청남대 전경
【파이낸셜뉴스 청주(충북)=조용철 기자】 1000년의 역사 속에 수많은 이야기가 살아 숨쉬는 유서 깊은 교육과 문화의 도시 충북 청주. 청주에 남겨진 수많은 문화유산에는 옛 선인들의 지혜와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다. 그 속에는 역사와 삶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문의문화재단지, 청주를 지켜온 천년고성인 상당산성, 대통령 별장으로 사용됐던 청남대 등이 명맥을 유지하며 아련하게 살아 숨쉰다.

■역사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문의문화재단지

청주에서 대청댐 방향으로 32번 지방도를 따라가다 보면 대청호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문의문화재단지가 있다.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쉬울 만큼 문의문화재단지에서 바라보는 대청호 풍경은 일품이다.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의 강소형 잠재관광지인 문의문화재단지는 탁 트인 공간에서 자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언택트 여행지 중 하나다. 양성산 언덕 꼭대기에 위치한 문의문화재단지는 1980년 대청댐 건설이 계기가 돼 수몰 위기에 처한 지역 문화재를 보존하고 주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조성됐다. 총 4만여평의 대지 위에 민가 5동, 관아건물 1동, 성곽 및 성문 1개소, 유물전시관 1개소와 주차장을 갖췄다.

단지 내에는 고인돌과 문의현의 관아 객사 건물인 문산관을 비롯해 서길덕 효자각, 김선복 충신각 및 문의 지역에 있던 옛 비석도 이전돼 있다. 지방유형문화재 제49호인 문산관에는 전패(殿牌)를 안치하고 초하루와 보름날에 임금이 계신 대궐을 향해 절을 하는 의식을 거행했을 뿐 아니라 중앙에서 내려온 사신의 숙소로 사용하던 중요 건물이다.

단지 위로 올라가다보면 중부지방에선 보기 드문 돌너와집(부용민가)이 자리한다. 돌을 판판하게 기와처럼 만들어 지붕을 이은 집으로 이색적인 형태의 지붕이 눈에 띈다.

옛 조상들의 생활 풍습을 알기 위해 양반 가옥, 주막집, 토담집, 대장간, 성곽 등이 고증을 거쳐 건립됐다. 옹기종기 둘러앉아 옛 조상들이 살았던 마을 형태를 보여줄 뿐 아니라 얼기설기 엮은 사립문과 흙벽돌 초가삼간 토담집이 서민들의 생활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유물전시관에는 낭성면 무성리에 있는 영조대왕태실 조성을 기록한 영조대왕태실가봉의궤를 비롯해 기와를 테마로 신라, 백제와당 등이 시대별, 종류별로 200여점 전시돼 있다. 또 전시관 앞뜰에는 고려시대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산석교를 복원해놨다.

■청주를 지켜온 천년고성, 상당산성

사계절 내내 가벼운 마음으로 드나들며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상당산성은 청주를 상징하는 가장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상당(上黨)'은 '윗무리'라는 뜻으로 인근에서 가장 높은 곳을 의미한다. 상당산이 머리에 띠를 두른 듯 또렷하게 보이는 성벽은 위기 때마다 청주 사람들의 울타리가 되어준 파수꾼이다. 상당산성은 계곡부를 감싸고 능선을 따라 성벽을 쌓은 포곡식 산성이다. 상당산 능선을 따라 이어진 성벽은 산을 돌아가며 둘레 4.2㎞, 높이 4~5m에 이른다. 성으로 오르면 서쪽으로 청주와 청원 지역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백제시대부터 토성이 있었던 것으로 짐작되는 상당산성은 임진왜란 때 일부 고쳐졌으며 숙종 42년(1716)에 네모나게 다듬은 화강암으로 석성을 쌓았다. 성 안에는 5개의 연못과 3개의 사찰, 관청건물, 창고 등이 있었다.

현재 상당산성에는 공남문(남문)과 미호문(서문), 진동문(동문) 3개의 문과 2개의 암문, 치성 3곳과 수구 3개소가 있다. 조선군이 훈련하던 동장대는 1992년 복원해 옛 모습을 재현했다. 성을 한 바퀴 돌고 내려오면 성안에는 전통한옥마을이 조성돼 있다. 정문인 공남문은 무지개 모양으로 만든 홍예문으로 언덕에서 아래쪽을 내려다보는 지형에 자리잡고 있다. 공남문에서 성벽을 따라 능선에 올라서면 성벽 밑으로 서남암문이 나온다. 유사시 적에게 공격을 받게 될 때엔 내부에서 성문을 메울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서남암문에 올라서면 청주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행복을 담아가는 대통령 별장, 청남대

대청호반에 자리 잡고 있는 청남대는 '남쪽에 있는 청와대'라는 뜻으로 1983년부터 대통령의 공식 별장으로 이용되던 곳이다. 총면적은 184만4000㎡(약 56만평)로, 주요 시설로는 본관을 중심으로 골프장, 그늘집, 헬기장, 양어장, 오각정, 초가정 등이 있다. 삼엄한 경비로 일반인의 출입 통제되던 이곳은 노무현정부 시절인 지난 2003년 4월 일반에 개방됐다.

계절에 따라 제 모습을 바꾸는 조경수 100여종 5만2000여그루와 야생화 130여종 20여만본은 청남대의 또 다른 자랑거리 중 하나다. 자연 생태계도 잘 보존돼 있어 멧돼지, 고라니, 삵, 너구리, 꿩 등이 서식하고 있다.

청남대를 이용하거나 방문한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붙인 총 13.5㎞의 산책로인 대통령길은 황톳길, 마사토길, 목교 등으로 구성돼 있고 산철쭉, 금낭화, 춘란, 할미꽃 등 다양한 야생화가 식재돼 있다. 야생화마다 붙어있는 이름표는 QR코드로 상세 검색을 할 수 있다. 자연학습에 유용할 뿐 아니라 대청호를 바라보며 걷기에도 좋은 숲길이다.

지난 2009년 건립된 '청남대 전망대'에 올라보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청남대와 이를 둘러싼 대청호반의 조화로운 경관이 마치 내륙의 다도해 같다. 날씨가 맑은 날이면 청남대 전경은 물론 신탄진과 대전까지 내려다 볼 수 있다. 전망대에 오르는 645개의 목재 계단은 관람객의 행운과 기쁨을 기원하는 의미로 '청남대 행복의 계단' 이라고 불린다.

청와대 본관 건물을 60%로 축소한 대통령 기념관은 지하층을 대통령체험장으로 꾸며놨다. 1층엔 역대 대통령 기록화 20점이 전시돼 있으며 2층은 200석 규모의 세미나실로 구성됐다.
대통령 기념관 앞 양어장은 봄부터 가을까지는 양어장, 겨울에는 스케이트장으로 이용됐다고 한다. 수질 정화를 위해 메타세콰이어 숲으로 물을 끌어올려 돌미나리, 고랭이 등으로 자연 정화시킨다. 양어장 위에 설치된 데크를 따라 거닐다보면 저절로 힐링이 되는 기분이 든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