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강윤성 사건'이 소환한 보호수용제…'위헌 가능성'에 도입 쉽지 않아

뉴스1

입력 2021.09.04 08:04

수정 2021.09.04 08:04

전자발찌를 끊고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56살 강윤성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서울경찰청 제공) 2021.9.2/뉴스1
전자발찌를 끊고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56살 강윤성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서울경찰청 제공) 2021.9.2/뉴스1


아동 성폭행 혐의로 징역 12년을 복역 후 출소한 조두순(68)이 지난해 12월 경기도 안산시내 거주지로 향하고 있다. 2020.12.12/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아동 성폭행 혐의로 징역 12년을 복역 후 출소한 조두순(68)이 지난해 12월 경기도 안산시내 거주지로 향하고 있다. 2020.12.12/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3일 서울 서초구 고등검찰청사에서 '전자감독 대상자 훼손·재범사건 관련 대책'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9.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3일 서울 서초구 고등검찰청사에서 '전자감독 대상자 훼손·재범사건 관련 대책'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9.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강윤성(56)이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여성 2명을 살해한 사건을 계기로 형 집행을 마친 범죄자를 사회에서 격리하는 '보호수용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다.

보호수용제도는 지난해 조두순(69)의 만기출소를 앞뒀을 때도 언급되는 등 강력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가 출소하거나 흉악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이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뒤 법무부도 보호수용제도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형법학자와 형사 정책 전문가들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보호수용제도에 위헌 요소가 있을뿐더러 현실 여건상 도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대체로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보호수용제 전신은 전두환 때 도입된 '보호감호제'

보호수용제도는 쉽게 말해 형을 마치고 출소한 범죄자를 일정 기간 사회와 독립된 시설에 격리하는 제도다.

출소 전과자를 대상으로 한 가장 강력한 보안처분이다.

보호수용제도의 전신은 전두환 정권 시절인 1980년 도입된 보호감호제도다. 당시 전두환 정권은 재범 위험성이 큰 범죄자를 형 집행 이후 격리수용하기 위한 차원에서 보호감호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1989년 헌법재판소가 법관의 재량 없이 일정 요건에 해당하면 무조건 보호감호를 선고해야 하는 점을 들어 일부 위헌 결정을 내렸고 보호감호제도는 사회보호법에 존속하는 형태로 남아 있다가 2005년 폐지됐다.

보호감호제도의 폐지 이후에도 비슷한 제도 도입 움직임은 꾸준히 있었다.

2011년에는 형법 개정을 통해 보호감호제도를 재도입하려 했으나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고 2015년에는 법무부가 보호수용법안을 처음 국회에 냈지만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20대 국회에서도 윤상진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보호수용법안을 발의했고 21대 국회에서도 조두순 출소에 맞춰 보호수용 법안 3건이 발의됐다.

이들 법안은 살인이나 상습 성폭행, 13세 미만 아동성폭행 등 특정 범죄에 대해 법원이 보호수용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점과 형 집행시설과 독립된 보호수용시설에 수용되도록 한다는 점 등에서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

보호수용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측에선 이전 보호감호제도와 달리 치료 목적의 보호수용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교정시설과 별개 시설에서 다른 처우를 적용한다면 위헌 논란도 피할 수 있다고 보고있다.

지난해 국민의힘 성폭력대책특별위원으로 보호수용법안 발의에 참여한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이번 사건처럼 도착적인 경향이 생기면 고치지 못한다"며 "위험한 성향의 범죄자에게 치료 목적의 보호수용이 필요하다"고 최근 언급했다.

◇흉악범죄 발생할 때마다 부활 거론됐지만…"사실상 불가"

국회마다 비슷한 법안이 발의됐지만 끝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이중처벌에 따른 위헌 문제다. 쉽게 말해 범죄를 저질러 교도소에서 형을 마쳤는데 보호수용시설에 다시 격리하는 것은 유사 제도를 중복 운영하는 꼴이라 위헌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특정범죄 위험이 있는 이들을 전자장치 부착 등으로 사회와 격리하는 방향으로 지금껏 보안처분 제도를 실행해 왔는데 보호수용제도가 이러한 방향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문제도 있다.

김대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패경제범죄연구실장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보호수용이 독자 의미를 가질 만큼 (교도소와) 충분히 다른 시스템이라면 가능하다"면서도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교정시설 과밀화가 문제 되는 상황에서 조두순이나 강윤성 같은 이들을 위한 원룸을 만든다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보호수용제를 도입하려면 법무부 예산과 인력이 엄청나게 필요하다"며 "몇 명의 전시적 효과는 가져올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논의되는 보호수용제도는 시민을 안심시키기 위한 선전 장치"라며 "보호수용 대상자가 더 가벼운 범죄를 저지른 수용자에 비해 좋은 처우를 받는 모습을 보면 시민들이 반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승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제일 중요한 건 이중처벌 문제"라며 "흉악 범죄는 항상 심각한 것 같이 보이지만 (2005년 보호감호제도가) 폐지될 때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다시 도입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강윤성 사건이 있지만 비슷한 사건은 어차피 계속 일어나며 격리 기간이 늘어난다고 해서 실제 교화가 될지도 의문"이라면서 "형법학자들은 대부분 반대한다"고 지적했다.

◇법무부, 보호수용제 부활 검토한다지만…"있는 대책부터 점검"

법무부는 이번 강윤성 사건이 발생하자 종합 대책을 내놓으면서 보호수용제를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법무부는 3일 브리핑에서 "전자발찌 착용자가 낮에는 생업에 종사하고 야간에는 지정된 보호시설에 들어오도록 강제하는 형태를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보호수용제에 대한 사회 일각의 요구가 강한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당장 존재하는 대책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정 교수는 "전자발찌 관리도 그렇고 사건발생 당시의 대응도 그렇고 당장 있는 대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현재 존재하는 대책이 왜 실패했는지 살펴보지 않고 가두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정 교수는 "강윤성은 교도소를 드나들며 더 흉악해졌다"며 "오히려 재소자들이 교도소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정부는 교정정책 개혁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수용자 증가 등 보이지 않는 원인이 교정정책의 실패로 이어진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전자장치 부착같은 기존 제도를 활용하면서 예산과 인력을 늘리는 것이 결국 근본 대책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대근 실장은 "결국 예산과 인력을 투입한 감시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한정된 사법자원을 어디에 투자할지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최근 개정된 전자장치 부착법에 따라 일대일 전담 보호관찰 등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