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광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타 시도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확진자는 적은 편이지만 외국인과 학생, 지인간 감염 사례가 늘고 있어 우려가 크다. 광주의 현 코로나19 상황과 원인을 진단한다.
(광주=뉴스1) 허단비 기자 = 최근 광주 광산구 외국인 밀집 지역에서 100여명의 외국인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무더기 확진됐다.
방역 당국이 백신과 진단검사 행정명령을 잇달아 발동하며 감염 확산에 주력하고 있지만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광산구 선제검사서 78%가 외국인
5일 광주시에 따르면 최근 20여일 동안 광산구 외국인 선제검사 관련 확진자는 모두 123명이다.
이들 중 외국인은 97명, 내국인은 26명으로 전체 78%에 달하는 수가 모두 외국인 확진자다.
특히 광산구에 위치한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27명(외국인 20명·내국인 7명) 발생했지만 광산구 외국인 확진자들과의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아 같은 집단으로 분류되지 않은 상태다.
추가 역학조사를 통해 이들 감염원간의 연관성이 밝혀지면 광산구 외국인 관련 확진자는 150명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집단감염은 지난달 14일 광산구 한 교회에서 목사가 최초 확진되면서 시작됐다.
이 목사 확진 이후 신도와 교인, 지인을 중심으로 20명이 무더기 확진 판정을 받았고, 광산구 한 아파트에서도 주민 20여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외국인 확진자가 잇따르자 방역당국은 광산구에 임시선별진료소를 설치한 후 증상이 없는 외국인까지 자발적인 검사를 하도록 권고했다.
그러자 하루 평균 10여명의 외국인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해 이날까지 매일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감염확산 원인은?…변이 바이러스와 집단생활
이번 집단감염은 외국인들의 집단생활 환경이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광산구에는 평동산단과 하남산단이 자리하고 있어 수많은 제조업체가 밀집해 있다. 이들 사업장 대부분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고, 이 외국인들은 광산구 고려인마을 인근에 대부분 거주한다.
광산구에 거주하며 광산구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은 그만큼 활동반경이 좁아 한 사람과도 더 자주, 더 집중적으로 접촉하는 환경이다.
또 자신들의 문화와 음식을 접할 수 있는 국가별 전용 식당을 주로 이용하며 상당수가 기숙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의사소통 문제도 집단감염에 이유를 더한다. 변이 바이러스로 감염 속도가 상당히 빨라졌지만 의사소통이 어려워 초기 역학조사에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검사와 함께 시작되는 초기 진단검사는 검사자의 진술에 온전히 의존해야 한다.
한 보건소 의료진은 "영어를 조금이라도 아는 외국인들은 손짓, 발짓으로라도 의사소통을 하겠는데, 생전 처음 듣는 언어를 구사하는 외국인들이 많아 '입을 벌려라', '마스크를 내려달라' 이런 간단한 요구사항도 전달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현장은 이 정도에 그치지만 자치구 역학조사반은 더 곤혹스럽다. 확진자 진술로 빨리빨리 동선 파악을 해야 하는데 의사소통이 어려우니, 내국인보다는 세부 동선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의 언어를 통역하기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다. 확진자들의 국적은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러시아, 카자흐스탄, 몽골, 인도네시아, 키르기스스탄, 미얀마 등 매우 다양하다.
◇확산 차단 나선 광주시…백신·진단검사 행정명령
확산세가 심각해지자 광주시는 지난 1일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는 광산구 미등록 외국인 집중 접종을 포함한 외국인 대상 백신 접종 계획을 발표했다.
18~49세 외국인을 대상으로 모더나 또는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며 30세 이상 외국인 근로자, 미등록 외국인, 필수목적 출국자, 노숙자, 접종 희망자 등은 얀센 백신을 접종받는다.
불법체류자들이 당국의 방역망을 피해 숨어들지 않도록 국민건강보험이나 외국인등록번호가 없더라도 모두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더해 3일에는 외국인 근로자 고용사업장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3일부터 10일까지 기존에 운영하던 광주 5개 구 보건소와 시청 야외광장에 더해 광산구 하남 주차타워, 월곡1동 행정복지센터, 다모아 어린이공원까지 선별진료소를 확대했다.
불법체류자들의 검사 기피 현상을 막기 위해 익명검사를 전제로 했다. 내국인들에게 진행하던 초기 역학조사도 생략할 수 있다.
이 같은 행정명령을 따르지 않는 사업장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2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거나 감염자 발생 시 발생하는 방역 비용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강력 권고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숨어있는 확진자를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해 불법체류자 여부에 상관없이 선제적으로 검사를 시행하도록 했다"며 "외국인 대상 백신 접종도 시작되고 지금처럼 선제검사로 밀접접촉자들을 격리해놓는다면 어느 정도 확산세를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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