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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산되는 ‘중도금대출 불가’ 공포.. 광교 이어 봉담·수지도 "불투명"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05 18:17

수정 2021.09.05 18:17

"반강제 청약포기 될라" 불안감 고조
대출조이기 분위기에 은행도 소극적
금융권의 가계대출 조이기 분위기와 맞물려 최근 아파트 분양단지 중 중도금대출이 불가한 곳이 등장하면서 예비청약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가계대출 총량제한으로 시중은행들이 중도금대출에 이전보다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유사 사례가 속출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분양에 나선 경기도 수원 힐스테이트 광교중앙역 더퍼스트가 중도금대출이 불가함을 공지하자 예비청약자들은 분양단지마다 중도금대출 가능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힐스테이트 광교중앙역 더퍼스트는 시행사 측이 분양가 9억원 이하 가구수(107가구)가 작아서 중도금대출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약자들은 최근 금융권의 대출조이기 영향과 무관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화성봉담2지구 A-2블록 신혼희망타운을 비롯한 최근 분양단지들의 공고문에는 '금융권의 중도금 집단대출규제로 인해 중도금 대출이 현재 불투명한 상황이며, 중도금 집단대출이 불가할 경우 수분양자 자력으로 중도금을 납부해야 함을 알려드립니다'라는 공지가 포함됐다.


지난주 분양에 나선 민간임대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 엘 역시 아직까지 중도금대출 알선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롯데건설 측은 "현재 시행사에서 중도금대출을 위해 금융사와 협의를 진행 중으로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무주택자인 김모씨는 "당장 전세금에 목돈이 다 묶여있는데 중도금대출을 자력으로 어떻게 마련하라는 것이냐"면서 "결국엔 현금부자들만 청약을 넣으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현재와 같은 대출조이기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향후 중도금대출 불가단지가 또 나올 수도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올해 시중은행들은 연간 대출 증가 목표치를 6% 이내로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중도금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도금대출은 집단으로 거액을 취급하는 사업장이기 때문에 대출한도 관리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 예전처럼 경쟁적으로 들어가는 분위기가 아니다"라면서 "은행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적은 수도권이나 대형건설사 사업장 위주 등 선별적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향후 지방이나 소규모 단지, 중소건설사 사업장 등은 중도금대출 불가 단지가 나오거나, 이자가 높은 제2금융권이 들어가는 사례가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은행들은 자칫 대출중단 사태로 가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중도금대출뿐만 아니라 잔금대출 등 집단대출 취급에 있어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중이다.
통상적으로는 입주 시 잔금대출을 하는 시기에 경쟁적으로 여러 은행들이 뛰어들었지만 분위기가 변했다는 것이다.

리스크관리 차원에서도 중도금대출을 늘리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집값상승이 거세지면서 입주 시 15억원 넘는 단지들이 속출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 경우 중도금대출을 잔금대출로 전환이 불가한 사례가 된다"면서 "은행으로서는 연체가능성을 높여가며 중도금대출을 마냥 늘리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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