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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 성장이 이끈 ‘최대 실적’… 지방금융, 지역한계 넘다 [지방금융지주들의 약진]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05 18:17

수정 2021.09.05 18:17

BNK금융·DGB금융·JB금융
상반기에 벌써 작년 연간 순익 육박
사업다각화에 유동성 확대 맞물려
기관 투자 늘며 목표주가도 상승세
비은행 성장이 이끈 ‘최대 실적’… 지방금융, 지역한계 넘다 [지방금융지주들의 약진]
주요 지방금융그룹의 올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70~90%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년간 국내 대형 금융그룹이 해마다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지방금융사들은 그러지 못했다. 지역경제 침체와 인터넷 은행, 핀테크 업체들의 등장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체질 개선, 사업 다각화 등이 코로나19의 유동성과 맞물리면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국민연금 등 기관들이 지방금융에 투자하면서 주가도 오르는 상황이다.

■역대 최대 실적…증권사 추천주 우뚝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방금융그룹들은 지난 2015년부터 지역경기 침체로 제자리 걸음이었던 실적이 올 상반기 대폭 성장했다.
일부 금융그룹은 반기 순이익이 연간 순이익의 90%에 달했다. BNK금융의 2016년 순이익이 5016억원이었다. 그 후 연간 4000억~5600억원의 박스권에서 순이익이 움직였다. 지난해에는 5193억원이었으나 올 상반기에만 46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1년치 순익의 약 90%다. DGB금융은 올 상반기 2788억원을 기록해 전년 한해(3323억원)의 약 83%에 달했다.JB금융도 최근 5년간 1400억~ 360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는데 올 상반기만 2784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한해 순익의 약 76%다.

실적이 좋아지자 국민연금은 올해 1·4분기 기준(전년 대비) 지방금융그룹 지분을 2~7%가량 늘렸다. 증권가의 목표 주가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1일 BNK목표주가를 1만1000원으로 올렸다. 올해 4월 8000원에서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다. BNK금융의 주가는 지난 3일 종가기준으로 7880원이다. KB증권도 DGB금융의 목표주가를 최근 1만2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현대차증권도 JB금융의 목표주가를 9300원으로 올렸다. 올해 들어와 증권사들은 2~3개월에 한 번씩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있다. 이들 증권사는 "지방금융그룹이 수년간 한계로 작용하던 실적 상단을 넘어섰다"며 "앞으로 실적은 변동성을 보이더라도 레벨업된 범위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체질변화, 사업다각화의 성과

지방금융그룹은 코로나19 발생 전 몇 년간 수익성 악화로 고전했다. 최근엔 체질개선과 사업 다각화 등으로 위기를 탈출했다는 평가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방금융그룹은 수익성이 계속 하락했다. 총자산이익률(ROA) 역시 2007년 0.98%를 기록한 이후 2015년 0.42%까지 떨어졌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ESG연구센터장은 "조선, 해운 등 지방 산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지방금융사들이 어려워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늘고, 국내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결과다. 최근 몇 년간 체질개선, 사업 다각화 등을 꾸준히 해온 것도 빛을 봤다는 해석이 나왔다.

BNK금융은 BNK캐피탈, BNK투자증권 등 기존 자회사에 2015년 BNK자산운용, 2019년 BNK벤처투자 등을 확충하며 자산 및 사업을 다각화했다. DGB금융 역시 캐피탈, 데이터시스템, 생명, 자산운용 등을 연이어 지주사에 편입했다. 특히 2018년에는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했다. JB금융지주는 2019년 12월에 모간스탠리가 보유한 베트남 증권사 MSGS(모간스탠리 게이트웨이 증권회사) 지분 100%를 약 195억원에 인수했다.
그 덕분에 BNK금융의 비은행 수익 기여도는 201년 15.6%에서 올해 상반기 30%까지 상승했다. DGB금융 역시 같은 기간 11%에서 42%까지 높아졌다.


지방금융그룹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를 꾸준히 추진한 지방금융사들은 최근에는 빅테크, 핀테크 업체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디지털금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며 "앞으로는 새로운 금융을 위한 준비를 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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