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조직법 개정안 부결
내년부터 지원자격 요건 강화
로스쿨 3년에 경력 10년 더하면
빨라야 40대 초반에 법관 임용
"능력 인정 받고 자리잡을 시기
순환근무에 박봉, 감수하겠나"
법원 내부서도 인력난 우려
내년부터 지원자격 요건 강화
로스쿨 3년에 경력 10년 더하면
빨라야 40대 초반에 법관 임용
"능력 인정 받고 자리잡을 시기
순환근무에 박봉, 감수하겠나"
법원 내부서도 인력난 우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 내부에서는 인력난과 법원의 노쇠화를 걱정하고 있다.
'10년' 경력의 법조인들이 굳이 법원으로 올만한 이유가 사라진 데다 현행법이 유지되면 신임 법관의 나이가 30대 후반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병역의무 이행이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변호사시험 등을 고려하면 40대 초중반까지 늘어날 수 있다.
■법원 노쇠화 우려... "현실과 이상 괴리 커"
판사 즉시임용제도 문제는 과거부터 제기돼 왔다. 사법고시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에서 공부하고 바로 임관한 소위 '공부벌레'들이 재판을 하는 것에 대한 불신이 원인 중 하나였다. 이에 다양한 경험을 한 오랜 경력의 법조인을 판사로 임용하는 '법조일원화'가 제시됐다. 하지만 평생법관제가 정착되며 소위 '소년재판장' 비판은 이미 10년 전에 사라졌다.
현행 제도대로 법조경력 10년 이상의 법조인만 신임 법관으로 임용할 경우 신임 판사의 나이는 최소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이 된다. 40대에 '소년급제'를 하게 되는 셈이다. 일선 법원의 30대 A판사는 "사회 모든 분야에서 젊은 사람이 인재 채용의 대상이고, 최근 '40대 미만 대통령 출마 제한 개헌 논의'도 있었다"라며 "법원만 거꾸로 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법원 내부에선 이른바 '실력 좋고' '일 잘하는' 판사로 배석 기간을 거의 다 채운 배석 7년차 판사들을 꼽는다. 서울고법의 B부장판사는 "정말 일을 왕성히 잘 하는 판사들로, 도움 받는 경우가 많다"라며 치켜세웠다. 하지만 현행 '10년'으로 유지되면 한창 일을 배워 능력을 펼칠 나이에 신임 법관이 되는데, 시행 취지와 현실이 맞지 않다는 것이다.
로스쿨 상황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학생들은 로스쿨에서부터 검찰과 법원으로 나뉜다. 검찰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검찰 실무 수업을 듣고, 법원을 원하는 학생들은 재판 실무 수업을 선택한다. 학점에 큰 영향을 받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해당 수업을 수강하는 것이 특정 목표 없이는 불가능한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에는 졸업 후 바로 지원이 가능하지만, 법원은 재판연구원을 거치고 변호사 경력을 쌓은 뒤 다시 판사직에 지원해야 한다. 고법의 C부장판사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미래에 대해 불안함을 느낀다"라며 "도입 취지와 달리 그 불안함을 견뎌 내고 준비한 사람들의 꿈을 포기하게 만드는 결과를 만들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원에 오겠나"... 인력난 호소
판사들의 가장 큰 우려는 "법원으로 '좋은 인력'이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정법원의 D부장판사는 "한 곳에서 10년을 일하면 '고착화' 현상이 생긴다. 움직이기 어려운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이라며 "또 소위 업무 능력을 인정받는다면 그곳에 남게 될 것이고, 적응을 잘 하지 못한 사람이라면 법원으로 오게 되는 경향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13년부터 2020년까지 8년 간 신임 법관 임용과정에서 10년 이상 법조경력을 가진 지원자는 평균 18명에 그치기도 했다. 대법원이 최근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10년 이상의 변호사, 검사 경력을 가진 판사 지원자는 2013년 12명, 2014명 19명, 2015년 17명, 2018년 14명, 2019년 23명, 2020년 43명이었다.
개정안이 통과됐을 경우 당장 내년부터 신입 법관에 지원할 수 있었던 로스쿨 6기들도 마찬가지다. 재판연구원 출신 E변호사(로스쿨 6기)는 "법관의 꿈을 가졌던 사람으로서 '10년'이어도 '지원해볼 수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거기까지"라며 "개업 변호사로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상황이기 때문에 다 내려놓고 가기에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로펌 소속 변호사들도 유사한 분위기다. 경력이 오래되고 우수한 인재일수록 이미 자신의 전문성을 인정받은 탓에 '순환 근무'인 데다 상대적으로 '박봉'인 법관으로 굳이 지원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경력 14년의 대형로펌 F변호사(연수원 37기)는 "연수원 동기들이 법원으로 간 경우가 있는데, 일이 힘들어 '루틴한 업무'를 원해서 간 경우가 있다"고 언급했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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