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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소법 6개월, 혼란은 여전…은행도 고객도 "추가대책 있어야"

상반기 은행 금융민원 약 5900건
불편 호소하는 고객 목소리 늘어
직원 성향 따라 대출상담 제각각
법 위반 우려에 영업 위축될수도
금융당국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죄송하지만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고객님 조건만으로 상품을 직접 권유드리기 어렵습니다."

장모씨(30)은 최근 A은행에 신용대출 상품을 문의했다가 이 같은 답변을 받았다. 주중엔 직장에 다녀 은행을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장씨는 난감했다. A은행 상담사는 특정 대출 상품에 대한 문의가 아닌 이상 답변을 주기 어렵다며 영업점 방문이나 온라인 채널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했다. B은행의 응대는 달랐다. B은행 상담원은 장씨의 대략적인 소득과 재직기간 등의 조건을 듣고는 해당 은행이 제공할 수 있는 대출 상품을 안내했다.

금소법 계도기간이 6개월 다 돼가지만 금융기관 일선 직원들의 혼란이 지속디고 있다. 금소법은 지난 3월 25일 시행후 이달 25일까지 계도기간을 거친다. 하지만 금융당국 및 은행권이 대면 및 비대면 채널에 현재보다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6개월 계도기간 끝나가지만… 민원 여전히 높아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소법이 시행된 올 상반기 은행권에 접수된 민원은 5875건이다. 사모펀드 사태가 있었던 전년 동기(6107건)보다 232건 감소했지만, 2018년(4608건), 2019년 상반기(4674건)에 비하면 1200건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중 기타 민원 건수는 2970건에 달한다. 지난해(2053건)와 비교해서도 1000건 가까이 늘었고, 2018년(1907건)과 2019년(1834건)에 비해선 1000건 이상 증가했다. 금소법이 시행된 이후 불만을 호소하는 고객들의 민원이 과거에 비해 줄어들기는커녕 대체로 더 많아진 것이다.

금소법과 관련한 일선 현장 혼란도 여전하다. 지난달 2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 따르면 금소법은 현장에서 상품의 위험성과 무관하게 일률적 규제가 적용되고, 사전 준비 충분치 않아 직원 및 고객들에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대출을 자주 받았던 직장인 이모씨(31)는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절차가 복잡해져 불편한 점이 늘었다"고 했다. 은행권도 난감하다. '금소법'이라는 큰 틀에 맞춰 영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세세한 상황까지 통제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직원 성향 또는 업무 배경에 따라 응대 방법이 달라지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금소법과 관련한 대응 기준은 은행마다 대동소이 할 것"이라면서도 "일선 직원들의 성향에 따라 민원 추이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전화 상담의 경우에도 고객 응대에 보다 적극적인 직원은 대출 가능 상품을 권유할 가능성이 있는 반면 법을 위반할까 걱정이 큰 직원은 상품 권유 자체를 기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이 같은 이유로 금융 영업이 지나치게 위축될 수 있어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조사처는 금융당국이 금융사에 단편적인 해석이나 설명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모범사례와 위법 사례 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공유하고 표준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전문가들 "추가 개선 필요" 당국, "지침은 다 나왔다"

업계에선 당국과 금융사가 추가로 개선 방향과 구체성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당국에선 나올 지침은 다 나왔다는 입장이다. 번거로운 절차에 대해서도 간소화 지침을 줬고, 모니터링은 계속할 예정이다.


이규복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소비자보호라는 건 소비자와의 접점에서 생기는 다양한 문제들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시행령이나 감독 규정에도 일일이 모든 상황을 명시할 수 없는 경우도 많을 것"이라면서 "금소법에 포함된 적합성 원칙 등은 미래 새로운 상품이나 환경에 따라 기준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향후 당국과 금융사들이 얼마나 수시로 관심을 갖고 소비자 보호의 실효성을 높이는 지가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금융당국 내부에선 더 추가 지침을 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계도기간동안 충분히 지침을 주고, 어려움에 대해서도 알고 있지만 큰 틀 안에서 무리는 없어 보인다"면서 "업권 협회 차원에서 애로사항 등은 지속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