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오세훈표 ‘공공기획’ 온도차… 재개발 훈풍, 재건축은 난항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05 19:29

수정 2021.09.05 20:25

재개발 희망지역 20곳 넘어
도시재생지역 허용에 문의 잇따라
재건축은 시작부터 보류 위기
‘오금현대’ 소통부재 이유로 반대
21% 높은 임대비율도 사업 걸림돌
서울시가 공공기획 재건축 1호 사업지로 추진했지만 주민 반발에 부딛혀 난항에 빠진 서울 송파구 오금현대아파트 전경. 사진=김동호 기자
서울시가 공공기획 재건축 1호 사업지로 추진했지만 주민 반발에 부딛혀 난항에 빠진 서울 송파구 오금현대아파트 전경. 사진=김동호 기자
오세훈 시장 취임 후 서울시 주택공급의 핵심인 '공공기획'을 놓고 재개발과 재건축이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똑같은 민간사업방식이지만 재개발은 공모 전부터 문의가 잇따르는 반면, 1호 사업을 추진하는 재건축은 주민 반대로 진통을 겪고 있다. 특히 이달 말로 예정된 오 시장 체제의 첫 민간재개발 공모는 도시재생 구역도 신청이 가능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도시재생지, 공공기획 재개발 대거 참여 추진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재개발을 희망하는 구역들은 9월 말로 예고된 서울시의 '공공기획을 통한 민간재개발 공모' 전부터 주민 동의서 징구에 한창이다. 지난해 중앙정부와 추진한 공공재개발에서 배제됐던 도시재생 구역이 10곳인 데 반해, 올해 진행되는 공공기획 민간재개발 공모에는 벌써 11곳의 도시재생지들이 주민동의서를 징구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은평구 구산동177과 영등포구 양평동 6가, 광진구 자양4동 등에서도 주민 동의서를 징구하는 등 이미 20곳 넘는 곳들이 공공기획 재개발 참여를 희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시재생 사업지들은 서울시가 지난 6월 '2세대 도시재생'을 발표하며 재개발에 물꼬가 트였다. 추석 전후로 발표될 공모 대상과 선정기준, 절차 등을 담을 '공모계획안'에는 도시재생 사업지들의 신청 기준도 포함될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진행된 공공재개발에선 도시재생지역들의 사업 참여가 원천 배제됐지만, 민간재개발 공모에서는 참여를 전제로 부서 간 협의를 하고 있다"며 "도시재생 사업에 쓰인 예산과 상관없이 주민 동의율, 노후도 등 기본 조건을 공통적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또 2세대 도시재생 발표 당시 △재개발 연계형 △소규모 주택정비형 △종합관리형 등 3가지 유형으로 나뉜 '주거지 재생' 사업지 모두 민간재개발에 공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성곽지역과 한옥밀집지역으로 구성된 종합관리형은 정비사업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주민들이 재개발을 강력히 원하면 우선 검토하고 추후 유형 변경 등을 협의해 나갈 것"고 밝혔다. 이는 그간 다른 정비사업을 차단했던 서울시의 도시재생 정책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라는 평가다.

공공기획 민간재개발이 국토교통부의 공공주도 재개발 사업보다 사업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지만, 사업기간 단축과 규제 완화로 대응이 가능하다는 게 참여를 원하는 도시재생 지구들의 반응이다.

강대선 창신동 재개발추진위원장은 "창신동은 2종, 3종, 준주거지역이 포함돼있지만, 2종 주거지역이 가장 많다"며 "서울시가 전날 발표한 2종 7층 규제만 완화돼도 다른 재개발 유형보다 사업성은 충분히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첫단추 꼬인 공공기획 재건축

반면 공공기획 재건축은 시작부터 주민 반대에 부딛혀 사업이 보류될 위기에 처했다. 1호 사업지로 추진하던 송파구 오금현대아파트 주민들이 '소통 부재'를 이유로 공공기획에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또 21%의 높은 임대비율 역시 사업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서울시는 "정비계획 입안권자인 송파구청과 함께 주민설명회(2회 이상)와 공람공고 연장(30일 이상)을 추가로 거칠 예정"이라며 "임대주택은 법적 기준에 따라 증가 용적률의 2분의 1을 확보하게 돼있지만, 의견수렴 과정에서 평형 조정을 통한 가구수는 조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주민들의 반발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상정도 취소가 아닌 보류라 언제든 다시 주민 의사와 상관없이 재건축이 추진될 수 있다는 의구심이 여전하다.


이재필 오금현대 재건축 반대 비상대책위원장은 "서울시에 공공기획 재건축에 반대한다는 1051명의 주민 서명서를 제출했다"며 "주민들 모르게 중대한 사안이 진행된 것에 대해 엄중 항의했고, 공공기획 백지화뒤 주민들이 주체가 돼 사업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