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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는 엄두도 안나… 빌라로 내몰리는 전세난민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07 18:49

수정 2021.09.07 18:49

아파트 전셋값 급등·대출 규제로
빌라와 전세계약 건수 격차 감소
전세가율 높아 '깡통주택' 위험도
아파트는 엄두도 안나… 빌라로 내몰리는 전세난민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으로 빌라(다세대·연립주택) 전세로 내몰리는 전세난민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서울에서 전세 거래는 아파트나 빌라 모두 감소세지만 아파트 전세가격이 치솟자 부득이 빌라 전세로 돌아서는 수요가 상대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수요가 많은 신축 빌라의 경우 깡통주택이 많아 빌라 세입자들의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는 실정이다.

■아파트-빌라 전세, 격차 2000건대

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전세계약 건수와 빌라 전세계약 건수의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올해 1월 아파트 전세계약은 1만279건이었지만 8월 7247건으로 3032건이 줄어들었다. 이에 반해 빌라는 1월 6256건에서 8월 4697건으로 1559건이 줄어드는 데 그쳤다.
전세매물 감소와 가격 상승으로 거래가 전체적으로 거래가 줄어들었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더 오른 아파트 거래 건수가 더 줄어든 것이다.

월별 아파트와 빌라 전세 거래량 격차가 좁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1월 1만279건 △2월 9638건 △3월 1만901건 △4월 9115건 △5월 1만1021건 △6월 9011건 △7월 8586건 △8월 7247건이다. 반면 빌라는 △1월 6256건 △2월 6120건 △3월 7346건 △4월 6367건 △5월 6538건 △6월 6229건 △7월 6275건 △8월 4697건이다. 1월 4023건이던 아파트와 빌라 전세 거래량 격차는 2, 3월 들어 3000건대로 좁혀졌다가 5월 4483건으로 다시 늘어났다. 이후 △6월 2783건 △7월 2311건 △8월 2550건으로 2000건대로 폭을 더 좁혔다. 8월은 아직 통계가 집계 중으로 격차는 더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9월 들어서는 7일 현재 아파트 581건, 빌라 443건으로 격차가 138건에 불과하다.

■빌라 내몰리는데 깡통주택 걱정까지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아파트 전세가 급등과 대출 규제 때문으로 풀이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임대차3법으로 아파트 전세 신규계약 가격이 치솟은 상황에서 최근에는 종합부동산세 전가 목적 등으로 전월세 전환도 많아져 매물이 많이 줄었다"며 "전세대출도 한도가 5억원인데 아파트 전세가격이 급등하면서 이를 감당하는 못하는 세입자는 어쩔 수 없이 빌라로 내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빌라 전세는 아파트에 비해 전세가율이 높아 '깡통주택'(전세가가 매매가를 넘거나 육박하는 주택) 리스크까지 떠안아야 하는 이중고도 문제다.

실제 부동산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가 서울 신축빌라 전세거래를 전수조사한 결과 전체의 26.9%가 전세가율 90%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서구는 전세거래 351건 중 290건(82.6%)이 전세가율이 9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서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언론에 나온 것처럼 깡통주택이 많지는 않지만 통상 세입자를 먼저 구하고 매매를 하는 신축 빌라들은 전세가율이 높거나 매매가와 비슷한 경우가 많다"며 "보증금을 떼이지 않으려면 근저당권 등 아무런 권리관계가 생기기 전에 전입신고부터 해야 대항력이 생긴다"고 조언했다.


한편 아파트 가격 상승에 올해 서울 빌라 매매 건수는 8개월째 아파트를 앞서고 있다. 8월 아파트 매매 거래는 2549건인데 반해 빌라는 3044건이다.
통계가 집계 중인 9월은 이날 현재 아파트가 34건인데 반해 빌라는 116건으로 3배가 넘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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