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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정부 발표날, 中 일대일로 "중~아프간 열차 복원해야"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09 10:16

수정 2021.09.09 10:16

- 왕이, 아프간 6개국 외교장관 회상회의서 접근성 강화 주문
- 中난퉁~신장 알라산커우~카자흐~우즈벡 거쳐 아프간 항구도시 하일라툰
8일 아프간 6개국(중국·파키스탄·이란·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 외교장관이 화상으로 회의를 열고 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8일 아프간 6개국(중국·파키스탄·이란·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 외교장관이 화상으로 회의를 열고 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베이징=정지우 특파원】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과도정부 구성을 발표한 당일, 중국 정부는 중국~아프간 화물열차를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노선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핵심 대외확장 정책인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 일환으로 개통됐다.

9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베이징에서 아프간 6개국(파키스탄·이란·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 외교장관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 “아프간은 여전히 인도(人道)와 민생, 코로나19 전염병 등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아프간은 경제·무역 교류를 육상항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모든 국가의 안보를 보장할 수 있는 조건으로 아프간 접근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왕 부장은 그러면서 중국은 아프간 화물열차 재개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다른 이웃 국가들이 아프간과 통관 역량 구축을 강화하고 인도주의 물품 등 아프간의 외부 교류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아프간 화물열차는 중국의 일대일로 계획의 일환으로 2016년 8월 개통됐다. 중국 장쑤성의 공업도시 난퉁을 출발해 신장위구르자치구 알라산커우 국경과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을 거쳐 아프간의 주요 항구이자 화물 중심지인 하일라툰으로 들어간다. 가정용 섬유제품, 생필품, 의료기지, 전자제품 등이 아프간 진입 주요 화물이다. 대신 아프간은 자국산 대리석, 사프란, 카펫, 말린 과일 등을 중국으로 운송해왔다.

왕 부장은 “중국은 아프간에 백신 300만 도스와 곡물 2억위안(약 360억원) 어치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안전 등 여건이 갖춰지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아프간 평화재건과 경제발전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그 동맹국에 대해선 날을 세웠다. 아프간 문제의 원흉이며 이들 나라는 깊은 교훈을 얻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왕 부장은 “이들 국가는 그 어떤 나라보다 아프간의 경제와 민생, 인도주의 원조를 제공할 의무가 더 있다”면서 “난민 문제에서 주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우려하는 테러와 마약 문제는 이웃국가들의 협력을 요청했다.

그는 “모든 당사자는 정보 공유와 국경 통제 협력을 강화하고 아프간에서 잠입한 테러 단체를 적시에 제거하며 지역 안보와 안정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중국은 지역의 초국가적 마약 범죄를 퇴치하기 위해 모든 당사자와 공동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아프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은 신의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ETIM)이 아프간에서 직접 또는 주변국을 거쳐 중국으로 침투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아프간은 3주가 넘는 무정부 상태를 끝냈고 국내 질서 회복과 전후 개전이 필요한 단계"라며 "우리는 아프간의 새 정부 및 지도자와 지속해서 소통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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