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환경

70년대 한라산에 불법 매립된 생활쓰레기 전수조사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09 10:56

수정 2021.09.09 10:56

제주도, 10월 말까지 11명 투입…옛 표고재배지·숯가마터 집중조사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직원들이 지난달 24일 한라산국립공원내 물장오리오름 인근에서 방치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제주도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이달부터 11월까지 2개월간 11명을 투입해 한라산국립공원 내 방치 쓰레기 전수조사를 진행한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제공]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직원들이 지난달 24일 한라산국립공원내 물장오리오름 인근에서 방치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제주도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이달부터 11월까지 2개월간 11명을 투입해 한라산국립공원 내 방치 쓰레기 전수조사를 진행한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제공]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국립공원 생태계 보호를 위해 쓰레기 무단 매립 의심 지역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선다. 이달부터 오는 10월 31일까지 이뤄지는 이번 조사에선 총 11명이 투입된 가운데, 옛 표고버섯 재배지와 숯가마터를 포함해 장기간 기거가 이뤄진 장소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앞서 세계유산본부 한라산국립공원사무소는 국립공원 쓰레기 수거 봉사단체인 '한라산지킴이'가 활동과정에서 공원 내 방치된 쓰레기가 대량으로 발견되고 있다고 제보함에 따라 이 같은 내용의 수거계획을 세웠다.

■ 흙과 쓰레기 번갈아가면서 마치 '샌드위치'처럼 매립

앞서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제주시 마방목지 인근 물장오리오름에 대량으로 쓰레기가 묻혀 있다는 제보에 따라 현장을 확인하고, 지난달 24일 술병·비닐·플라스틱의자·바구니 등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하지만 방치된 쓰레기가 많아 전량을 수거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발 1628m에 있는 큰드레오름에서도 쓰레기가 발견됐고, 해발 1280m의 영실휴게소 지경 하원수로길 인근에는 슬레이트 건물이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는 것도 확인됐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성판악 탐방안내소에서 100m 가량 떨어진 도로변에서 1970년대에 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쓰레기 더미가 나오기도 했다.

발견된 쓰레기 중 수십 년 전 판매됐다 중단된 상품 포장지들이 나오면서 30~40년 전 고의로 버려진 것으로 추정됐다. 실제로 당시 굴착기가 흙을 퍼 올려 털어내자, 샌드위치처럼, 쓰레기 위에 흙을 덮고 다시 그 위에 쓰레기를 매립한 상태로 발견됐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직원들이 지난달 24일 한라산국립공원내 물장오리오름 인근에서 방치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제주도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이달부터 11월까지 2개월간 11명을 투입해 한라산국립공원 내 방치 쓰레기 전수조사를 진행한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제공]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직원들이 지난달 24일 한라산국립공원내 물장오리오름 인근에서 방치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제주도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이달부터 11월까지 2개월간 11명을 투입해 한라산국립공원 내 방치 쓰레기 전수조사를 진행한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제공]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이번 전수조사를 통해 자체 인력으로 처리 가능한 부분은 즉시 수거할 계획이며, 쓰레기 양이 많을 경우 내년 사업 예산에 반영해 처리하기로 했다. 아울러 도민들의 자발적 신고도 당부했다. 한라산국립공원 내 쓰레기가 무단으로 매립된 장소를 아는 도민과 관광객은 한라산국립공원사무소로 신고하면 된다.


김근용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장은 “과거 표고버섯 재배농가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얻어 한라산 내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매립됐는지 확인할 계획”이라며 며 “청정하게 한라산을 보존할 수 있도록 산행 후 ‘쓰레기 되가져오기’와 같은 환경보호 활동에 적극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현재 한라산국립공원 내에는 2개 농가(재배면적 5만8648㎡), 한라산국립공원 인접한 구역에는 6개 농가(재배면적 14만9720㎡)가 표고버섯을 재배하고 있다.
1970년에는 한라산국립공원(153㎢·해발 1500m 이상은 제외) 내에서 표고버섯 재배 농가가 76개에 달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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