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정면돌파 윤석열·거드는 당, 국면전환 시도…'실체' 없는 공방 장기화로

뉴스1

입력 2021.09.09 12:06

수정 2021.09.09 14:47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검찰총장 재직당시 검찰이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을 야당에 전달했다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1.9.8/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검찰총장 재직당시 검찰이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을 야당에 전달했다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1.9.8/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9.9/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9.9/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검찰이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여권 정치인들의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면 반박하면서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당은 윤 전 총장이 강공모드로 선회한 지 하루만인 9일 공명선거추진단을 구성하기로 하면서 유력 대권주자인 윤 전 총장의 행보에 보폭을 맞추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공명선거추진단 구성을 의결하고 단장에 검사 출신인 김재원 최고위원을 임명했다.

윤 전 총장은 전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고발을 실제로 사주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드러난 정황만을 보더라도 사실로 받아들이기에는 근거가 터무니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문제의 '손준성 보냄 고발장'은 작성자와 출처를 알 수 없는 '괴문서'로, 언론 제보자의 이력을 들어 제보 내용의 신뢰도에도 강한 의문을 나타냈다.



윤 전 총장은 "작성자가 확인이 돼야 신빙성 있는 근거로 의혹도 제기할 수 있는 것인데 그런게 없는 문서는 소위 괴문서"라며 "앞으로 정치공작을 하려면 잘 준비해서 메이저 언론을 통해, 면책특권에 숨지 말고 제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지난 6~7월 저에 대한 X파일이라면서 제 장모란 분의 이야기를 했는데 출처가 있느냐, 작성한 사람이 나왔느냐"며 "(그런 것이) 있어야만 근거 있는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제보자에 대해서도 "과거 그 사람이 어떤 일을 벌였는지 여의도판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며 "그 사람이 어떻게 갑자기 공익제보자가 되나, 폭탄 던지고 숨지 말고 디지털 문건의 출처, 작성자에 대해 정확히 대라"고 촉구했다.

메시지와 메신저를 모두 공격한 가장 큰 이유로 정치권은 윤 전 총장의 '자신감'을 꼽는다. 이번 의혹의 핵심은 '윤석열 검찰'이 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을 야당에 건네 이를 사주했느냐 여부로, 만일 검찰이 고발장을 작성한 게 맞다면 윤 전 총장의 지시나 연루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고발장과 관련 자료를 넘겼다는 의심을 받는 손준성 검사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고, 이를 받아 당 관계자에게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대검찰청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각 사실관계 파악과 조사에 나섰는데 입증이 쉽지 않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제보자의 휴대전화를 분석한다지만 어디까지나 김 의원과의 대화 내용에 한정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누군가 김 의원에게 자료를 전달했다면 이 '누구'를 특정해야 하는데, 김 의원이 휴대전화를 교체했고 텔레그램 대화방을 '폭파'하는 습관이나, 이 인물이 손 검사라 하더라도 당시 사용하던 컴퓨터를 분석하는 것도 난항이 예상돼 특정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에게 고발장과 자료 등을 전달한 사람을 특정한다 하더라도 윤 전 총장이나 '윤석열 검찰'이 사주를 했는지 밝히는 것은 또 다른 영역이라는 의견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은 해당 의혹을 살피기 위해 공명선거추진단을 구성하기로 했으나, 사실관계를 파악하기보다는 여당의 공세에 맞대응하는 차원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이번 사태가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측의 맞대응 모드로 전환되면서 한동안 여야가 정답이 없는 상황에서 의혹이나 심증만을 갖고 정치적 공방을 벌이는 국면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는 이유다.

추진단이 들여다볼 문제는 Δ김웅 의원이 지난해 4월 제보자에게 전달한 것으로 추정되는 '손준성 보냄' 고발장과 같은해 8월 당시 법률자문위원이었던 조모 변호사가 작성한 최강욱 의원 고발장의 내용이 유사한 이유 Δ국민의힘 인사라는 제보자가 누구인지 등이다.

조 변호사는 당무감사실장에게서 고발장 초안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 인사의 연루 정황이 드러난 만큼 역순으로 추적하면 고발장의 존재와 이를 당에 건넨 인물이 누군지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당 차원에 한정될 수밖에 없다. 수사권이 없는 만큼 물증을 통해 김 의원이 검찰과 당의 '브리지' 역할을 했는지 밝히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검찰이 개입했는지는 밝히기가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윤 전 총장이 강공 모드로 선회하고 당도 '여권발 정치공작'이라며 윤 전 총장 엄호에 나선 점, 최초 보도 후 일주일이 흘렀지만 당과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탄탄한 점을 고려하면 추진단의 방향은 여권의 공세에 반격을 취하는 형식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을 언론에 건넨 인사에 대해 대검이 전광석화로 공익신고자로 만들었다"며 "공익신고 요건을 따지는 데만 60일 가까이 걸리는데 며칠 만에 초특급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미경 최고위원도 "제보자는 왜 권익위가 아닌 대검으로 갔나, 김웅 의원이 신분을 밝힐 줄 알고 급히 대검으로 간 것이 아니겠나"라며 "민주당은 공작정치를 그만둬라. 제보자의 신분이 밝혀졌을 때 그 후폭풍은 민주당과 검찰이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6~7일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 결과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24.2%로 이재명 경기지사(27.0%)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신율 명지대 교수는 "사실 고발사주 의혹 문제는 코로나19로 어려운 국민들의 관심을 받기는 어렵다"며 "적어도 이 문제 때문에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흔들릴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사기관이 사실관계를 밝히는 것도 어렵다는 의견이 많기 때문에 국민의힘에서도 여권의 정치 공세에 상당한 수위로 맞대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