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이사회에서 그룹 총수인 최태원 회장이 반대표를 던진 안건이 사내·사외이사들의 과반수 찬성을 얻어 통과됐다. 보통 이사회 안건이 보통 사전에 조율되는 것을 감안할 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SK그룹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지배구조 개혁에 진성성을 보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재계에선 이를 두고 전무후무한 일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사내·사외이사가 이사회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인 데다가, 그룹 총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과반수 찬성표를 얻어 안건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최태원 회장은 ㈜SK의 주식 18.44%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자 사내이사다.
재계 관계자는 "이사회 안건은 보통 사전에 조율이 되기 때문에 반대 의견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면서 "그룹 총수가 반대표를 던진 안건이 가결까지 됐다니 놀라운 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SK 이사회 멤버들이 거수기 역할을 하지 않고, 이사 한 명, 한 명이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SK그룹은 다른 기업들이 ESG 중 환경(E)·사회공헌(S)에만 치중할 때 지배구조(G) 개혁에도 힘쓰고 있다.
SK㈜ 관계자는 "SK㈜는 이사회 산하에 인사위원회와 ESG위원회를 신설해 핵심 경영 활동을 맡기는 등 이사회가 독립된 최고 의결 기구로서 권한과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이사회 중심의 지배구조 혁신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2019년 초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뒤 사내이사 중 한 명으로 참여하고 있다.
기업지배구조 전문가인 채이배 전 민생당 의원은 "이사회 구성원들이 안건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가질 수 있지만, 그동안 그룹 회장이 결정하면 이사회는 거수기 역할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다"면서 "하지만 SK 이사회가 제 역할을 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 같다. 굉장히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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