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북한은 9일 정권수립기념일 73주년을 맞아 열병식을 단행했다. 이번 열병식도 지난해 10월10일 때처럼 기념일 당일 0시에 시작해 '심야 열병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열병식은 그간 북한이 선보인 열병식과 형식이 달랐다. 당초 예상됐던 정규군의 열병식이 아닌 '민간 및 안전무력'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것이다.
민간 및 안전무력은 북한의 최대 예비 군력인 노농적위군과 경찰, 일부 사업소 및 단위별 인력으로 구성됐다.
정규군이 아니기 때문에 북한이 자랑하는 첨단 무기체계들도 일절 등장하지 않았다.
대신 열병식을 장식한 것은 트랙터와 소방차 등 그간 북한의 열병식에서 볼 수 없었던 낯선 장비들이었다.
이번 열병식에 노농적위군이 참가한 것이 트랙터 등장의 이유로 볼 수 있다. 노농적위군은 평상시에는 공장·농장에서 일하면서 민방위 업무를 하고 유사시엔 군과 함께 지역 방어 임무와 같은 정규군 보충, 군수품 수송 임무를 담당한다.
북한이 '뜨락또르'를 농업의 중요한 자산으로 부각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열병식에 트랙터가 등장한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다.
특히 일부 트랙터에는 구형 재래식 포가 장착된 것도 눈에 띄었다. 이번 열병식에 등장한 유일한 무기라고 할 수 있는 이에 대해 북한 매체는 "유사시 침략자와 그 졸개들의 머리 위에 섬멸의 불벼락을 들씌울 멸적의 포무기들을 실은 뜨락또르"라고 설명했다.
한눈에 소방차임을 알아볼 수 있는 차량도 등장했다. 이는 사회안전군에 의해 운용되는 소방대종대였다. 역시 사회안전군이 운용하는 군견수색대의 개들이 등장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노농적위군 기계화종대의 오토바이 종대 등 이날 열병식에는 북한 정규군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신형 방사포 및 중거리 탄도미사일 등 미국과 남한을 겨냥한 최첨단 무기체계는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
이 같은 방식의 열병식을 택한 것은 북한의 내부 결속 행보의 일환으로 보인다. 농업, 청년, 경제, 민생 등 현재 북한이 강조하는 부문의 사기 진작 차원에서 기획된 이벤트라는 것이다.
또 내주 한미일중의 외교 행보에서 북한 관련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외 상황의 '관리' 차원의 선택으로도 볼 수 있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이번 열병식에 대해 "늘 보조로 평가받던 민간 및 안전무력의 존재감과 자긍심 고취를 위해 더없이 좋은 선택"이라며 "'가성비'가 감안한 탁월한 카드"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열병식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방역전'을 이행 중인 보건부문의 종대도 참가했다. 이들은 주황색의 강렬한 색의 방역복을 입고 등장해 시선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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