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질병 등으로 인해 피성년후견인이 된 공무원을 당연퇴직하도록 하는 법 조항이 헌법에 위배되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공개변론이 열렸다.
피성년후견인이란 말 그대로 성년후견인의 대상자가 되는 사람을 말한다. 성년후견인은 질병이나 노령 등으로 정신적 제약을 가진 인물을 대신해 법정대리인 역할 등을 하는 사람이다.
헌법재판소는 9일 오후 2시부터 헌재 대심판정에서 서울행정법원이 "구 국가공무원법 제69조 제1호 등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의 공개변론을 진행했다.
이 사건 심판 대상은 구 국가공무원법 제69조 제1호 중 제33조 제1호 가운데 '피성년후견인'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다.
이 사건 위헌제정 신청인은 검찰공무원으로 근무하다 사망한 김모씨의 배우자와 자녀들이다. 김씨는 질병으로 지난 2016년 4월부터 2년간 질병휴직을 하던 중 2016년 12월 피성년후견인이 되었다.
이후 2018년 김씨의 배우자는 김씨의 명예퇴직을 신청했으나, 검찰총장은 성년후견 개시 사실을 이유로 명예퇴직 부적격 판정을 통지함과 동시에 김씨가 피성년후견인이 된 2016년 12월부로 당연퇴직되었음을 통지했다.
이에 제정신청인들은 지난 2019년 정부 등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김씨가 당연퇴직하지 않았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보수를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다. 아울러 구 국가공무원법 제69조 제1호 등에 대해서도 위헌법률심판제정신청을 했다.
서울행정법원은 "피성년후견인이 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일률적으로 공직에서 당연히 배제되도록 규정하는 것은 공무담임권을 과도하게 침해하고, 합리적 이유 없이 피성년후견인이 된 공무원을 차별하는 것으로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했다.
반면 인사혁신처 측은 "피성년후견인의 당연퇴직은 직무수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 및 공무원에 대한 신용 등을 유지하고, 그 직무의 정상적 운영을 확보하는 데 적합한 수단"이라며 "성년후견의 종료 가능성을 이유로 당연퇴직시키지 않으면 피성년후견인인 국가공무원의 법적 지위가 불분명한 상황이 방치된다는 점에서 공무담임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위헌제청신청인 측 참고인 자격으로 참석한 제철웅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피성년후견인 개개인의 능력은 다양하고, 국가공무원의 직무 내용도 다양함에도 개인의 능력 평가 없이 성년후견 개시와 동시에 당연퇴직 시키는 것은 과도하다"고 강조했다.
인사혁신처 측 참고인으로 나온 이진수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공무원 퇴직 사유를 개별적으로 정하고 그 기준에 따라 공무원의 의사에 반해 면직할 수 있도록 조항을 개정하는 경우 행정청의 자의적 판단 여지가 커지게 된다"며 "오히려 국민의 기본권을 더 침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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