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삼성전자 이어 카카오마저 추락… 악재에 휘청이는 대형주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09 18:16

수정 2021.09.09 18:22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시작으로
당국 규제에 네이버·카카오 ‘뚝’
바이오·배터리 대장주도 줄하락
게임 대장주 엔씨 52주 최저가
“외국인 FOMC 이전 선제 대응
신흥국 비중축소 기조 뚜렷해져”
삼성전자 이어 카카오마저 추락… 악재에 휘청이는 대형주
"삼성전자가 빠질 때는 그래도 언젠가는 오르겠지라는 마음으로 버텼는데 카카오마저 급락하니 이제 다 털고 나와야 되나라는 고민에 망연자실하고 있습니다."(39세 직장인 배모씨)

최근 코스피 대형주들이 악재에 흔들리며 주춤하자 개인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으면서 패닉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추가 급락이 이뤄질까 두려워 주식을 빼고 싶지만 손해가 커 당장 빼기는 힘든 상황이라 버텨야할지 팔아야할지, 추가 매수를 해야할지 고민이 심해지고 있다.

9일 증시에서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에 비해 1000원(1.31%) 하락한 7만5300원으로 마감됐고 SK하이닉스 주가는 2.83% 하락했다.

최근 정부발 악재를 만난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는 이날 증시에서도 각각 2.56%, 7.22% 하락하며 전일 급락세를 이어갔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4일간 총 20조원 넘게 증발했다.

바이오주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1.93% 하락했고 셀트리온 주가는 1.65%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셀트리온 주가는 최근 7거래일 중 6일동안 하락세를 기록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3일연속 하락중이다. 이외 배터리업체인 LG화학과 삼성SDI 주가도 2일연속 하락했다.

이처럼 충격적인 하락이 이어지자 올 초 대형주를 대거 사들인 개미 투자자들은 '멘붕(멘탈 붕괴)'에 빠졌다. 지난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 가격하락 우려에 각각 7만2500원, 9만8900원까지 추락했다. 2차전지 대장주로 꼽히는 LG화학도 GM(제너럴모터스)의 대규모 리콜 사태로 105만에 달했던 주가는 현재 74만원까지 빠졌다.

게임 대형주 엔씨소프트는 올해 개인 순매수 8위(1조3290억원)에 달할 정도로 개미들이 대거 사들였으나 신작 '블레이드&소울2'(블소2)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올해 2월 8일 장중 104만8000원까지 갔으나 이날 59만9000원으로 52주 최저가를 찍으면서 암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대형주에 실망한 투심이 기업공개(IPO)로 눈을 돌렸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IPO 종목 중 공모가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던 카카오뱅크도 1조원 규모의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와 의무보유확약 해제로 하락세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1일 8만8800원을 기록햇으나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20.37% 빠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주식 시장의 판도가 바뀌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단기적인 국면에서는 지수 관련 종목이 힘을 못 쓰는 만큼 지수 연관성 보다는 개별 실적이나 재료를 가진 종목으로 가는 것이 현명하다는 조언이다.


또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우 중국의 규제처럼 심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과도하게 빠진 것은 최근 투자 심리가 약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오히려 펀더멘탈이 나쁘지 않은 기업의 경우 추가적인 조정을 받으면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저가 매수의 시점으로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외국인들이 네이버와 카카오에 대해 과도한 순매도로 반응하는 것은 신흥국의 비중 축소 기조가 뚜렷해졌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라면서 "추석 연휴에 3일간 국내 장이 쉬는데 이 기간 9월 FOMC가 예정돼 있어 외국인들의 경우 위험에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적인 대응을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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