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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산공장 또 멈췄다… "반도체 쇼티지 2~3년 더 지속" [꺼지지 않는 반도체 수급난]

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09 18:29

수정 2021.09.09 18:29

동남아發 車반도체 대란 확산
말레이 공장 ‘코로나 셧다운’으로
아산공장 3개월만에 또 가동중단
한국GM 부평1공장도 50% 감산
"전기차 전환 겹쳐 쇼티지 장기화"
현대차 아산공장 또 멈췄다… "반도체 쇼티지 2~3년 더 지속" [꺼지지 않는 반도체 수급난]
'반도체 쇼티지(공급부족)'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그동안 선방했던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다시 생산공장을 멈추고 있다.

특히 최근 동남아시아 지역에 전파력이 강한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반도체 공급난이 더욱 심화되면서 생산차질이 확대되고 있다. 2023~2024년까지 반도체 부족 사태가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 이어지면서 전기차로의 대전환을 앞두고 완성차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차·현대모비스 아산공장 멈춰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날부터 10일까지 아산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아산공장은 지난 7~8월에도 전기차 라인 구축으로 가동을 멈췄는데,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을 중단한 것은 지난 6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아산공장에선 현대차의 인기 차종인 그랜저와 쏘나타 등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 공장이 멈추면서 모듈을 만드는 현대모비스 아산공장도 이틀간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

아산공장 가동중단은 코로나19 여파로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만드는 엔진컨트롤유닛(ECU) 반도체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남아 지역에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델타 변이로 현지 반도체 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남아 지역에는 독일 인피니온과 네덜란드 NXP, 일본 르네사스 등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공장이 있다.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내 차량용 반도체 공급업체 수는 98개에 달한다. 이 중 말레이시아가 25곳으로 가장 많다. 이 때문에 동남아 지역에 공장이 많은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업체들도 생산차질을 겪고 있다.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반도체 수급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반도체 공장이 몰려 있는 동남아 지역에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확산되면서 반도체 수급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 기아도 7일 반도체가 부족해 미국 조지아 공장 가동을 하루 중단한 바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지 공장 가동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국내 생산차질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관련 협력사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GM도 9월부터 50% 감산

한국GM도 9월부터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는 부평1공장이 50% 감산에 들어갔다.

앞서 한국GM은 반도체 공급난으로 부평2공장을 감산해왔는데 부평1공장도 절반만 공장을 돌리고 있다. 부평1공장에선 주력 차종인 트레일블레이저, 부평공장은 말리부와 트랙스 등을 만들고 있다.

한국GM의 감산 원인은 반도체 부족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GM은 GM 본사와 협의를 통해 반도체 수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주간 단위로 생산계획을 결정하고 있다. XM3 유럽 수출물량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 르노삼성도 반도체 공급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르노삼성이 7월 반도체가 부족해 부산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공급난이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요 완성차 최고경영자들은 2023~2024년까지 반도체 부족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독일 뮌헨에서 열리고 있는 IAA 모빌리티 2021에서 군나르 헤르만 포드 유럽이사회 의장은 반도체 부족이 2024년까지 계속될 것이며, 언제 정확하게 끝날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올라 칼레니우스 다임러 회장은 반도체 수요·공급의 구조적 문제가 내년까지 영향을 주고 2023년에야 완화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문제는 완성차 업체들이 내연기관차 생산을 줄이는 대신 전기차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내연기관차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가 300여개라면 전기차에는 이보다 10배 많은 3000여개의 반도체가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완성차 업체들이 내연기관차 생산은 줄이고, 경쟁적으로 전기차 비중을 늘리고 있는 만큼 반도체 공급난이 당분간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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