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LCC 유상증자 줄 섰는데…' 에어부산, 유증 흥행 '빨간불'

뉴스1

입력 2021.09.10 06:05

수정 2021.09.10 08:02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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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 발행가액 산정 방법(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뉴스1
에어부산 발행가액 산정 방법(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뉴스1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직격탄을 맞은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재무구조 개선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유상증자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에어부산, 제주항공, 진에어가 연이어 유상증자를 준비하고 있는데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는 에어부산의 유상증자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늘어나면서 항공업계의 회복이 기대되지만 LCC업계의 현금흐름이 워낙 나빠진 탓에 회복 속도가 더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거래를 시작한 에어부산의 신주인수권(에어부산5R)은 상장 첫날 종가(296원) 대비 33.4% 하락한 197원에 마감했다. 9일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12.44%나 급락했다.



에어부산5R은 오는 17일부터 시작되는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있는 입장권과 같다. 에어부산 주주는 주당 1.2964239525의 비율로 신주인수권을 받았다. 지난 8월 18일 기준 100주를 보유하고 있었다면 129주의 에어부산5R을 배정받았을 것이다.

에어부산5R는 현재 누구나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 기존 주주가 아니었어도 신주인수권 매수를 통해 향후 유상증자에 참여할 권리를 얻을 수 있다. 주주들의 선택지는 주당 197원에 거래되고 있는 신주인수권을 시장가에 매도할지, 신주인수권을 보유하고 있다가 주당 2150원(예상 발행가액)을 내고 유상증자에 참여할지다.

유상증자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면 신주인수권 상장폐지일인 10일까지 시장에 내다팔아야 한다. 만약, 신주인수권을 가지고 있으면서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 가치는 그대로 사라진다.

현재 신주인수권의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유상증자 권리를 포기하고 매도하는 주주들이 많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유상증자 후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의 경우 신주인수권 가격이 2배로 뛰기도 하는데 에어부산은 그 반대다.

에어부산 투자자 A씨는 "최근에 주가도 추가로 하락하고 있고, LCC 업황이 쉽게 개선될 것 같지 않아 유상증자보다는 신주인수권 매도로 조금의 차익이라도 얻으려고 한다"면서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1억주가 넘는 신주도 주가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 에어부산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신주인수권으로 살 수 있는 신주 가격과 구주의 가격 차도 크지 않다. 에어부산5R의 1차 발행 가액은 2150원이다.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투자자라면 주당 2150원에 주식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인데, 이때 에어부산5R의 최종 종가가 197원이라고 하면 2347원(발행가액+신주인수권 가격)에 한 주를 배정받는 셈이다. 현재 에어부산의 주가(2510원)보다 겨우 163원 저렴한 수준이다.

물론 최근 주가 하락으로 최종 발행가액은 더 낮아질 수 있다. 통상 발행가액은 일정 기간 거래금액의 평균에서 15~20%가량 할인된 수준에서 결정된다. 하지만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다고 해도 향후 에어부산의 주가가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굳이 신주인수권을 보유하고 있을 필요가 없다. 주당 197원의 차익이라도 건지면서 신주인수권을 매도하는 게 나을 수 있다.

발행가액이 낮아지면 에어부산이 조달하려고 했던 금액도 줄어든다. 에어부산의 2차 발행가액은 9월 14일을 기준으로 최근 거래가격의 평균을 구해 다시 정한다. 확정 발행가액은 1차 발행가액과 2차 발행가액 중 낮은 가액으로 결정하기 때문에 지금보다 주가가 더 하락한다면 2차 발행가액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1차 발행가액을 기준으로 총 1억1185만주를 발행하고 총 2404억7750만원을 조달할 계획인데 이보다 더 적은 금액을 조달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에어부산의 유상증자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뒤이어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는 제주항공, 진에어도 긴장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6일 기준으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한다. 주주들은 오는 30일부터 10월 8일까지 신주인수권을 거래할 수 있다. 또 10월 18일, 19일 기존 주주들은 신주인수권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있다. 제주항공은 예상 발행가액(1만8350원)을 기준으로 총 1126만53주를 신규 상장하고, 2066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진에어는 9월 24일까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준다.
신주인수권 거래일은 10월 18일부터 25일까지고, 유상증자 청약일은 11월 1일과 2일 이틀간이다. 진에어는 예상 발행가액(1만5050원)을 기준으로 총 720만주를 신규 상장하고, 1083억6000만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진에어는 재무구조 개선과 현금흐름 확보를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는데, 유상증자 이후에도 추가 자금을 조달해야 할 필요성이 높을 수 있다"면서 "업황 회복에 따른 영업 현금 흐름 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