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아파트 외벽닦다 추락사 한 23살 청년...카톡엔 "돈벌어야 한다"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10 07:30

수정 2021.09.12 13:00

뉴시스 제공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얼마 전까지 연락을 주고 받던 제자의 부고를 들은 사람의 마음은 어떠할까. 아파트 외벽 청소를 하던 20대 남성이 떨어져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한 누리꾼이 "제자인 것 같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10일 소방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1시29분쯤 구로구 구로동 한 아파트 20층에서 외벽 청소를 하던 A씨가 추락해 숨졌다. 약 4분 뒤 소방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A씨는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A씨는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날 오후 2시50분쯤 끝내 사망했다.

이후 A씨의 스승이라고 밝힌 누리꾼 B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숨진 A씨가) 저의 제자인 것 같다. 그 누구보다 성실하고 반듯한, 내가 가장 믿고 아끼고 자랑스럽게 여기던 친구였다"고 적었다.


이어 "철없는 또래 친구들과 달리 도움 받은 일 있으면 고맙다고 식사 대접도 하는 예의바른 청년이었다"며 "얼마 전까지도 함께 운동하고 내가 노트북도 고쳐다 주고 했었다"고 A씨를 회상했다.

B씨는 "(A씨에게 최근 연락했더니) 코로나19 때문에 원래 하던 일을 못하게 되면서 군대 가기 전까지 어떻게든 돈 벌어야 한다고 했다"며 "믿기지가 않는다. (부고) 연락 받고 A씨의 친구가 장난치는 줄 알았다. 더 잘해주지 못해 아쉽고 미안하고 슬프고 화가 난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는 "그 친구와 마지막으로 나눴던 카톡"이라며 A씨로 추정되는 남성과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달 2일 B씨가 어딘가에 같이 가자고 제안하자, 작업복을 입은 남성이 아파트를 배경으로 외줄을 타고 있는 사진을 보내며 "돈 벌고 있어용.."라고 답장을 보냈다.


경찰은 현재 A씨의 추락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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