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게임으로 공황장애 치료하는 디지털 치료제…"병원비 68% 절감 효과"

뉴스1

입력 2021.09.10 16:46

수정 2021.09.10 17:22

10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디지털 치료제, 대한민국이 가야할 길을 묻다' 라는 주제로 온라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덕현 중앙대학교병원 교수. © 뉴스1
10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디지털 치료제, 대한민국이 가야할 길을 묻다' 라는 주제로 온라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덕현 중앙대학교병원 교수. © 뉴스1


10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디지털 치료제, 대한민국이 가야할 길을 묻다' 라는 주제로 온라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뉴스1
10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디지털 치료제, 대한민국이 가야할 길을 묻다' 라는 주제로 온라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뉴스1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치료하는 스마트폰 앱 '프리스피라' 창립 대표 데브라 라이젠탈 © 뉴스1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치료하는 스마트폰 앱 '프리스피라' 창립 대표 데브라 라이젠탈 © 뉴스1


디지털 치료제 개발사 눅스바이오 박주호 대표 © 뉴스1
디지털 치료제 개발사 눅스바이오 박주호 대표 © 뉴스1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게임을 통해 ADHD, 공황장애 등의 정신 질환을 치료하는 '디지털 치료제'(DTx)로 병원비를 68%까지 절감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관련 업계는 정부에 의료 규제 완화 및 적극적인 재정 지원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


디지털 치료제는 게임이나 VR·AR, 챗봇, 인공지능 등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과잉행동장애(ADHD), 치매, 뇌전증, 강박장애 등의 질병을 예방·치료·관리하는 기술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8년 2조4000억원에서, 2026년 11조7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 예상했다.


◇ "디지털 치료제, 공황장애 병원비 68% 절감"


이미 미국과 영국에서는 디지털 게임이 처방용 치료제로서 의료 기관의 공식 승인을 받는 등의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프리스피라' 창립 대표 데브라 라이젠탈은 디지털 치료제의 강점으로 '경제성'과 '비대면성'을 꼽았다. 프리스피라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치료하는 스마트폰 앱이다.

그는 "디지털 치료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공황장애·강박장애 등의 치료제 역할이 가능하다"며 "소프트웨어가 인간의 정신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스탠퍼드 대학의 임상실험 결과를 보고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치료제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 "공황 발작 환자들은 스스로 심장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응급실에 가게 되는데, 이로 발생하는 검사비와 치료비가 상당하다"며 "저희 디지털 치료앱 프리스피라를 이용한 환자들의 경우 응급실 방문 빈도가 줄어 치료 비용이 68% 절감된다는 걸 증명했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로 미국의 원격의료 이용률이 20%에서 80%까지 늘어났고, 환자가 의사와 직접 대면을 꺼리는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면서 "현재 미국에선 디지털 치료제의 효과와 간편함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의료 분야 빼고 모두 디지털 전환…결국 의료도 바뀔 것"

우울증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 중인 미국의 '해피파이헬스' 크리스 와즈덴 대표는 한국의 디지털 치료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확신했다. '의료' 분야를 제외한 모든 생활이 디지털로 전환됐기 때문에, 의료 부분도 디지털 전환이 일어날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는 "지난 20년간 디지털 기술로 인해 책, 음악 심지어 돈까지 모두 디지털로 이용하고 있다"며 "의료 부분을 제외한 모든 부분이 디지털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서 디지털 치료제를 소비자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 우려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디지털에 친숙해진 소비자들은 좋은 디지털 치료 서비스만 내놓는다면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다"고 말했다.

또 "의료진 부족 문제는 한국과 미국, 중국이 모두 겪는 공통 문제 아닌가"라며 "결국 환자들은 의사 통제 밖에서 스스로 병을 개선하기 위한 행동을 해야 할 텐데, 이것이 바로 디지털 치료다"고 강조했다.

◇ 한국 디지털 치료제 개발사 "규제와 재정에 한계 느낀다"

다만 한국의 디지털치료 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디지털 치료제'라는 용어조차 낯선 게 현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디지털치료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선 의료 규제 완화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임정호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본부장은 "기업들과 이야기를 해본 결과 가장 어려운 부분은 역시 규제였다"며 "일례로 원격 재활 프로젝트를 시도한 적이 있었는데, 원격 진료가 금지되어 있어 한 병원에서 의사와 환자를 각 층에 배치하고 실증을 진행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 규제가 기업의 시장 진입을 방해하고 있다"며 "디지털 치료제에도 선 출시 후 1년 후 평가하는 '패스트트랙' 개념의 지원 정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치료제 개발회사 '눅스바이오' 박주호 대표는 "전통적인 제약 사업과 달리 디지털 산업은 정부 허가 여부 및 시장 형성이 아직 모호해 투자 유치가 매우 어렵다"며 "재정적인 부분이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