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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모터쇼 다시보기…현대차·벤츠·BMW 격돌[최종근의 車스토리]

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11 09:00

수정 2021.09.11 09:00

'IAA 모빌리티 2021' 獨 뮌헨서 개최
내연기관차 사라진 모터쇼
신형 전기차·수소차가 대체
주요 완성차, 친환경차 대거 공개
무인 자율주행 로보택시도 눈길
현대차 2023년 아이오닉5 로보택시 상용화
현대차가 향후 출시할 두번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6의 컨셉카인 '프로페시'. 현대차 제공
현대차가 향후 출시할 두번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6의 컨셉카인 '프로페시'.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모셔널과 공동 개발한 아이오닉5 로보택시 실물을 이번 'IAA 모빌리티 2021'에서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모셔널과 공동 개발한 아이오닉5 로보택시 실물을 이번 'IAA 모빌리티 2021'에서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현대차 제공

[파이낸셜뉴스] 세계 최대 모터쇼 중 하나로 꼽히는 'IAA 모빌리티 2021(뮌헨 모터쇼)'이 지난 7일 개막했다. 오는 12일까지 진행되는 IAA 모빌리티 2021은 세계 4대 모터쇼인 프랑크푸르트 모터쇼가 모빌리티로 영역을 확장한 행사로 개최지도 뮌헨으로 옮겨 개최됐다. 이번 IAA 모빌리티 2021에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내연기관차 시대를 끝내기 위해 신형 친환경차를 대거 공개하면서 전기차, 수소차의 대중화가 눈앞에 다가온 현실임을 실감케 했다. 특히 현대차는 2023년 아이오닉5 로보택시를 상용화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무인 자율주행차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해 큰 관심을 모았다.


■현대차, 아이오닉5 무인 자율주행·2045 탄소중립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IAA 모빌리티 2021에서 무인 자율주행 전기차인 '아이오닉5 로보택시' 실물 등 미래 모빌리티를 대거 공개했다. 아이오닉5 로보택시는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4 자율주행 기술을 인증받았다. 레벨4는 차량의 자동화된 시스템이 상황을 인지 및 판단해 운전하고, 비상시에도 운전자 개입 없이 차량이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이다.

현대차는 모셔널을 통해 오는 2023년 글로벌 차량 공유 업체 리프트에 완전 무인 자율주행이 가능한 아이오닉5 로보택시를 공급할 예정이어서 미국에서 본격 운행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도심항공 모빌리티(UAM)와 같은 다양한 친환경 차세대 모빌리티 플랫폼을 개발하고 상용화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IAA 모빌리티 2021에서 500㎡(약 160평)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하고 '기후변화 통합 솔루션'의 각 축을 대표하거나 상징하는 전시물로 꾸몄다. 내년 출시될 예정인 두 번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6의 콘셉트카인 '프로페시'를 전시하고 하반기 공개 예정인 아이오닉 브랜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콘셉트의 실루엣을 공개했다. 전시관 중앙에는 친환경 수소 생성부터 저장, 운반, 사용까지 수소의 전체 가치사슬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수소사회 조형물'이 설치됐다.

아울러 현대차는 IAA 모빌리티 2021에서 오는 2045년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 전동화 모델 비중을 2030년에 30%, 2040년 80%까지 확대하고 2045년에는 100% 재생에너지만 사용키로 했다. 특히 유럽에선 2035년부터 전기차와 수소차만 판매한다. 한국에서도 2040년 내연기관차는 퇴출시킨다. 이번 선언은 2040년까지 주요 시장에서 전 라인업 전동화를 추진한다는 기존 계획이 앞당겨지고 구체화된 것이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도 2030년 내연기관차를 모두 퇴출시키고 전동화를 완료할 계획이다.

메르세데스-벤츠가 'IAA 모빌리티 2021'에서 공개한 SUV 형태의 마이바흐 EQS 콘셉트카.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메르세데스-벤츠가 'IAA 모빌리티 2021'에서 공개한 SUV 형태의 마이바흐 EQS 콘셉트카.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BMW가 'IAA 모빌리티 2021'에서 공개한 i비전 서큘라. BMW 제공
BMW가 'IAA 모빌리티 2021'에서 공개한 i비전 서큘라. BMW 제공

■벤츠·BMW·폭스바겐, 안방서 총공세

메르세데스-벤츠는 IAA 모빌리티 2021을 앞두고 5종의 신형 전기차를 공개했다. 벤츠가 이렇게 많은 신형 전기차를 한꺼번에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벤츠가 이번 행사에서 전동화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이번에 세계 최초로 공개한 신차는 전기 세단 EQE와 고성능 전기차 AMG EQS, G바겐 전기 콘셉트카인 EQG, SUV 형태의 마이바흐 EQS 콘셉트카다. 지난 4월 오토 상하이에서 먼저 공개한 SUV EQB도 유럽시장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 가운데 EQE는 내년 중반쯤 출시될 예정이다. 215kW 출력의 EQE 350 모델과 500kW 출력의 다른 모델이 같이 출시될 예정이며 EQE 350 모델은 유럽 기준 1회 충전 거리가 660㎞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BMW도 전기차 iX, i4, 미니 쿠페 SE 등 뿐만 아니라 X5 기반의 수소차 iX5 하이드로겐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현대차와 도요타가 양분하고 있는 세계 수소차 시장에 BMW까지 가세하는 모양새다. 특히 BMW가 이번에 공개한 i비전 서큘라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는 100% 재활용이 가능하고 차량 대부분이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로 만들어졌다. BMW는 2025년까지 차량의 50%를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 순환 경제를 이끌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전기차 ID. 패밀리의 첫 번째 소형 세그먼트 콘셉트 모델인 ID. 라이프를 최초로 공개했다. 폭스바겐은 당초 계획보다 2년 앞당긴 오는 2025년까지 이날 선보인 ID. 패밀리의 양산형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ID. 라이프는 폭스바겐의 전기차 범용 플랫폼인 MEB의 소형차 전용 버전을 기반으로 한다. 최고출력 234마력의 힘을 내는 전기 모터가 탑재된 ID. 라이프는 전륜구동이 적용된 최초의 MEB 기반 차량이다. ID. 라이프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6.9초 만에 도달하며 57kWh의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해 최대 주행거리가 유럽 기준 400㎞ 안팎이다. 폭스바겐은 자율주행 상용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5년 로보택시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폭스바겐의 최고경영자는 향후 게임체인저는 전기차가 아니라 자율주행차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우디는 전기구동 콘셉트카 그랜드스피어를 IAA 모빌리티 2021에서 공개했다. 럭셔리 세단인 그랜드스피어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한 번의 충전으로 유럽기준 약 750㎞를 주행할 수 있다.

포르쉐는 순수 전기 레이싱 콘셉트카 미션 R을 선보였다. 순수 전기 레이싱 모델인 포르쉐 미션 R은 '예선 모드'에서 최대출력 1088마력을 발휘하는 두 개의 전기 모터를 탑재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데 2.5초가 채 걸리지 않는다. 최고속도는 시속 300㎞를 웃돈다.

아우디의 전기구동 콘셉트카 그랜드스피어 외관. 아우디 제공
아우디의 전기구동 콘셉트카 그랜드스피어 외관. 아우디 제공

아우디의 전기구동 콘셉트카 그랜드스피어 실내. 아우디 제공
아우디의 전기구동 콘셉트카 그랜드스피어 실내. 아우디 제공

폭스바겐 전기차 ID. 패밀리의 첫 번째 소형 세그먼트 콘셉트 모델인 ID. 라이프. 폭스바겐 제공
폭스바겐 전기차 ID. 패밀리의 첫 번째 소형 세그먼트 콘셉트 모델인 ID. 라이프. 폭스바겐 제공

■내연기관차 퇴출, 100% 전기차 전환 속도

세계 주요국 정부들이 앞다퉈 탄소배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경쟁적으로 전기차 전환을 선언하고 있다. 벤츠는 2030년까지 모든 차종을 순수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고, BMW도 10년간 1000만대의 전기차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신차 판매의 절반을 전기차로 채워 테슬라를 추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GM도 2025년까지 30종의 신형 전기차를 시장에 투입하고, 2035년부터는 내연기관 엔진을 탑재한 승용차와 SUV를 생산하지 않겠다고 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시트로앵 브랜드를 보유한 프랑스 PSA그룹 간 합병으로 올해 출범한 스텔란티스는 2025년부터 신차는 모두 전기차로 내놓을 예정이며 산하 14개 브랜드 모두 전기차 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다. 포드도 전기차로 전체 생산량 40%를 채우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볼보자동차는 2030년부터 아예 100% 전기차만 만들기로 했다. 이는 유럽, 미국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탄소중립 목표 시기가 계속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은 2035년부터 EU 내 휘발유·디젤엔진을 장착한 신차 판매를 사실상 금지키로 했다. 미국도 친환경차 보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5일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절반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목표를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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