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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찬투’ 17일 제주·여수 최근접…추석 앞두고 ‘물폭탄’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13 00:05

수정 2021.09.13 00:23

강풍·폭우 동반…13~15일 제주 최대 500㎜ 비 예상
가을태풍 '찬투' 북상에 따라 12일 제주도청에서 열린 초기 상황판단회의
가을태풍 '찬투' 북상에 따라 12일 제주도청에서 열린 초기 상황판단회의

[제주=좌승훈 기자] 제14호 태풍 찬투'(Chanthu)가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찬투'는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7일 낮 제주에 가장 가까이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제주 북서쪽 50㎞ 부근 해상까지 올라와 남해안을 지날 전망이다.

■ 느림보 태풍 ‘솔릭’이냐 추석태풍 ‘매미’냐 촉각

특히 이날은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시점이어서, 지난 2003년 최악의 피해를 준 추석 태풍 ‘매미’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 해수면 온도를 포함해 여러 변수로 태풍의 세력과 진로가 바뀔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제주도와 남부지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찬투'는 12일 오후 9시 타이완 타이베이 북동쪽 약 180㎞ 부근 해상에서 시속 23㎞ 속도로 북북동진 중이다.


이 태풍은 반경이 280㎞로 작은 편이지만, 중심 기압이 935hpa에 초속 43m에 이르는 강한 바람을 동반하고 있다.

기상청은 '찬투'가 오는 15일 오후 9시 중국 상하이 동북동쪽 약 70㎞ 부근 해상까지 올라온 후, 편서풍을 타고 진로를 북동쪽으로 꺾어 16일 9시 서귀포시 서남서쪽 약 280㎞ 부근 해상을 거쳐, 17일 오후 9시 전남 여수 남남서쪽 약 60㎞ 부근 육상까지 진출할 것으로 봤다.

■ 고기압에 막혀 느려진 ‘찬투’…전남 상륙 예상

기상청은 '찬투'가 현재 ‘매우 강’ 상태의 초강력 태풍이지만, 13~16일 중국 상하이 부근을 지나면서 시속 5㎞의 느린 속도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8년 느림보 태풍 ‘솔릭’처럼 수온이 낮은 우리나라 부근 바다를 지나며 힘이 약해질 수도 있다.

기상청은 '찬투'처럼 고기압 세력에 막혀 이동 중 정체기간이 긴 태풍은 많지 않아 진로 예측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또 현재 진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굉장히 커 14일 전후 다시 자세한 분석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상청이 12일 밤 10시에 발표한 태풍 위치와 예상 진로
기상청이 12일 밤 10시에 발표한 태풍 위치와 예상 진로

우리나라에 대한 태풍의 본격적인 영향은 15일을 전후해 시작되겠지만, 태풍 앞부분에 발달한 비구름이 12일 밤부터 제주도로 유입돼 비를 뿌릴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 태풍 진로 불확실성 커 14일 추가 자료 발표

기상청은 13일 제주도에 시간당 50~70㎜에 이르는 호우가 쏟아지겠으며, 14일부터는 남부지방으로 비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15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제주도가 100~500㎜, 전남이 20~80㎜다. 경남 남해안과 경남 서부지역은 14일까지 5~40㎜의 비가 전망됐다.

특히 15일부터 우리나라에 건조한 공기와 태풍 북동쪽에서 고온의 수증기가 유입되면서, 비구름대가 발달해 남부지방에 돌풍과 함께 집중호우도 예상된다.

또 제주도와 전남 해안에는 강한 바람이 불겠으며, 해상에도 최고 7m에 달하는 높은 파도가 일겠다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이에 따라 추석연휴를 앞두고 제주를 시작으로 항공기 결항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태풍 예보에 계속 귀를 기울여줄 것도 당부했다. 다른 지방을 잇는 바닷길도 수월하지 않겠다.

기상청은 “현재 태풍 진로상 17일 낮 제주도 북북서쪽 50㎞ 해상을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저지대·농경지 침수와 하천·농수로 범람, 급류, 하수구·배수구에서 물이 역류할 가능성과 배수 지연으로 인한 침수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또 지면 꺼짐과 공사장·비탈면·옹벽·축대 붕괴와 산사태, 침수지역 감전 사고와 자동차 시동 꺼짐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판단회의 개최

한편 제주도는 태풍 ‘찬투’가 북상함에 따라 12일 오전 10시 도청 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에서 초기 상황판단회의를 가졌다. 이중환 도민안전실장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는 기상 상황과 태풍 예상 진로, 부서별 협업 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됐다. 아울러 태풍이 제주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제 아래, 행정시 읍면동과 함께 태풍에 대비한 수방자재·장비와 배수시설 점검에 들어갔다.


기상청은 13일 새벽 제주도 안쪽 먼바다, 제주도 앞바다(북부 제외), 남해 서부서쪽 먼바다에 풍랑특보를 발효할 예정이다. 이날 아침에는 제주도 남쪽바깥 먼바다에 태풍특보가 내려질 전망이다.
이어 낮에는 제주도 전역에 강풍특보가 발효될 예정이며, 밤에는 추자도를 제외한 제주도 전역에 호우특보가 예고됐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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